원래 고가도로는 자동차 전용의 도로로서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지상보다 높게 건너지르게 설치된 도로를 뜻한다. 하지만 과거 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도심 속 고가도로가 지은 지 수십년이 지나 기능이 퇴색하고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한 주변 경관은 물론 지역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여론이 조성돼 서울시에서 곳곳에 설치된 이 도로를 철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내에서 철거된 고가도로는 지난 2002년 떡전고가도로를 시작으로 청계고가도로(2003년), 아현·약수고가도로(2014년)를 포함해 17개의 고가도로가 철거됐다. 또 지난 11일에는 44년 만에 서대문 고가도로가 철거에 들어간 상태다. 아울러 구로, 도림, 삼각지, 노들 고가차도도 철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 고가도로 철거는 지금까지 주변 부동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부동산전문가들은 현재 철거중이거나 철거를 검토 중인 곳들이 늘어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경기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3월 46년된 아현고가가 철거된 이후 서대문구 북아현동, 마포구 아현동 일대의 집값이 상승하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기도 했다. 불법 주차 차량이 즐비했던 고가 밑으로 8차선대로가 뚫렸고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되는 등 주변 환경이 개선되면서 아파트 시세는 물론 인근 상점까지 그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올해 5월 대림산업이 서대문구 신촌로에 분양한 ‘e편한세상 신촌’은 조망권을 가로막던 아현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평균경쟁률 10.68대 1, 최고 112.9대 1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또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인근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격이 최근 7억8000만원 대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입주 당시 7억2000만원대에서 1년도 안돼 6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2010년 8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고가도로 철거 후 인근 ‘문래자이’아파트는 부동산 침체기에 떨어진 집값을 회복했으며,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청계 벽산아파트’는 지난 2003년 청계천 복원공사 착공 후 2년여 만에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 외에도 지난해 7월 철거된 약수고가 일대도 주택 거래량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내 고가도로가 사라지자 주거여건이 좋아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학습효과’의 영향으로 시내 고가 철거 현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때문에 철거를 앞두거나 철거가 이뤄진 고가 인근 부동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