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곰은 뚱뚱해' 사실로…"자녀 있는 남성이 살 더 찐다"

입력 2015-07-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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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곰 세 마리'라는 동요를 듣다가 아버지들은 약이 올라 애들을 나무라며 반대로 가사를 고친다. 하지만,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그렇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의학학술지 미국 남성건강 저널(American Journal of Men's Health) 7월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둔 남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살이 더 많이 찌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국 남성 1만253명의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BMI)지수 등 신체조건 변화를 20년간 관찰한 기존 조사자료를 토대로 아버지가 되는 것과 체중 및 BMI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조사대상자들이 청소년 연령대(12∼21세)이던 1994년부터 성년기(25∼34세)가 된 2008년까지 자료를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인종이나 교육, 소득수준, 결혼 여부, 일상활동 등 체중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은 통계적으로 통제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자의 전반적인 BMI 수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지만, 조사기간 도중 처음으로 친자녀를 봐 아버지가 된 경우(33.5%)와 그렇지 않은 경우(66.5%)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아버지들 가운데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이들은 조사기간 체질량지수가 평균 2.6% 늘어났고 자녀와 따로 사는 아버지들은 이보다 약간 낮은 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를 키 182㎝(6피트) 가량의 남성에 적용하면 전자는 몸무게가 2㎏가량 증가하고 후자는 1.5㎏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면 조사기간 아버지가 되지 않은 비슷한 체형의 무자녀 남성들은 같은 기간 체중이 0.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자녀와 함께 사는 아버지들이 체중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자녀와 따로 사는 아버지의 체중은 그보다는 조금 덜 늘어났다. 이에 비해 자녀를 두지 않은 남성의 체중은 소폭 감소했다.

자녀를 둔 아버지들의 체중이 더 많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생활습관의 변화, 특히 자녀가 남긴 음식을 먹어치워 버리는 등의 식습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 아이를 돌보느라 잠을 자거나 운동할 시간이 줄어들고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도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남성들이 아버지가 되면 식이조절을 한다거나 술을 줄이는 등 건강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런 행동의 영향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크레이그 가필드 박사는 이에 대해 "남성이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생기면 새로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가족을 더 중시하면서 이전보다는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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