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는 1년 중 가장 큰 시장이다. 때문에 화려한 액션과 시원한 볼거리를 앞세운 사극 영화들이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2011년 ‘최종병기 활’, 2012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4년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이어 올 여름 극장가에도 사극 대작의 계보를 이을 작품이 하나둘 등장할 전망이다.
8월 13일 개봉을 앞둔 ‘협녀, 칼의 기억’(제작 티피에스컴퍼니,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작품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을 통해 충무로 대체 불가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지.아이.조’ 시리즈,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로 가장 성공적인 할리우드 진출 배우로 평가 받고 있는 이병헌이 매혹적인 악인이 되어 돌아온다.
이병헌은 천출의 신분에도 탁월한 검술과 빼어난 지략으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유백으로 분한다. 유백은 왕도 쥐락펴락할 만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동시에 내면엔 아무도 모를 깊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이병헌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병헌은 “이 영화는 배우들의 감정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감독님이 말했다. 액션을 하는데도 그 감정이 나타나길 원해서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했다. 육체적으로도 고생했지만, 감정적인 소모도 다른 영화보다 심했다”고 말했다. 고난도 와이어 액션과 빗속 격투 등 다양한 액션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낸 그는 “이렇게 와이어를 많이 사용한 촬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9월 개봉을 앞둔 ‘사도’(제작 타이거픽쳐스, 배급 쇼박스) 역시 영조와 사도세자의 극적인 역사와 ‘관상’ 송강호의 귀환으로 기대를 모은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을 그려낸 ‘사도’는 2005년 ‘왕의 남자’로 1230만 흥행신화를 기록했던 이준익 감독이 10년 만에 선택한 정통사극이자 송강호, 유아인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사도’의 티저 예고편은 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비정한 아버지 영조로 분한 송강호와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아들 세자 사도 역의 유아인의 강렬한 대립으로 눈길을 끌었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라는 카피는 누구나 알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들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함께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하얀 상복 차림으로 무릎을 꿇은 채 흔들림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도와 붉고 화려한 용포 차림으로 강인한 표정 뒤에 슬픔을 숨긴 군주 영조의 모습으로 두 사람의 어긋난 운명을 암시한다. 지난해 1000만 영화였던 ‘변호인’을 비롯해 ‘관상’, ‘설국열차’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송강호의 출연은 영화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CGV가 2014년 상·하반기 각각 2회 이상씩 CGV를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영화배우·감독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925명 중 28.4%가 송강호를 지목했다. 이처럼 배우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는 출연 영화의 관람 의향에도 반영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송강호 주연 영화 ‘사도’의 경우 응답 인원 중 56.6%가 관람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