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불황까지 겹친 백화점 업계가 ‘재고 떨이’에 나선다. 대규모 행사장을 빌려 출장 폭탄세일에 나서는 등 영업부진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롯데 블랙 슈퍼쇼(LOTTE BLACK SUPER SHOW)’에 참여하는 협력사는 320여개, 총 물량은 200억원 규모다. 지난 4월 대치동 소재의 컨벤션센터 세텍(SETEC)에서 진행했던 ‘블랙쇼핑위크’의 확장판이다. ‘블랙쇼핑위크’는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협력사들의 재고 누적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롯데백화점이 기획했던 유례없는 초대형 대관행사다. 당시 전 상품군의 협력사 300여개가 총출동해 150억 물량의 초특가 상품을 쏟아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행사 6일간 방문객만 30만명, 매출은 목표 대비 두 배인 6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행사 장소인 킨텍스 2전시장 10홀의 면적은 롯데아울렛 서울역점(1만1000㎡)보다 더 크다. 블랙쇼핑위크의 행사장 면적(3300㎡)에 비해서는 4배 더 넓다.
현대백화점도 900억원어치의 해외 패션 브랜드 이월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현대 해외패션 대전’을 오는 30일 부터 8월 16일까지 진행한다. 상품 규모가 작년의 두 배인 800억원으로 지금까지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명품 할인 행사 가운데 가장 크다. 최신 상품 비중도 늘렸다. 지난해 행사의 경우 가을·겨울 시즌 이월상품 비중이 70% 이상이었지만 이번 행사에선 봄·여름 상품 비중을 배 이상 늘렸다.
신세계 역시 23일부터 본점을 시작으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명품대전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을 연다. 여름과 겨울 1년에 단 두 번 펼쳐지는 명품대전은 대개 브랜드별 시즌 오프가 진행된 후 신상품 입고를 앞두고, 마지막 시즌 클리어런스 형태로 8월초에나 진행돼왔다. 하지만 올 여름에는 명품대전 행사 최초로 평년대비 보름 가까이 앞당겼다.
신세계백화점 패션본부장 손영식 부사장은 “올 여름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명품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업계에서 가장 빠른 해외 유명 브랜드대전을 준비했다. ”며“이번 여름 행사 는 역대 최대 규모인 500억 물량을 준비해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