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악재에 건설사 보수적 경영 돌입

입력 2015-07-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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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257억달러 수주 35% 감소…“기존 사업장 마무리만”

상반기 해외건설이 유가하락, 예산부족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보수적 경영에 돌입했다. 신규사업에 무리하게 나서기 보다는 기존 사업장을 마무리하고 검증된 지역에서 발주되는 프로젝트 위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올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액은 257억6339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393억5502만 달러에 비해 35%나 줄어든 것이다. 공사건수도 현재 302건으로 작년(376건)보다 20% 감소했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유가하락, 중동지역 정정불안, 세계건설업계 전반적인 경쟁 심화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건설사는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유가 영향으로 신규발주가 이뤄지지 않아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동이 수주 텃밭인 대형 건설사들은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기존 프로젝트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해외건설 분야에서 중동 비중이 높은 데 저유가의 영향으로 신규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공사가 진행 중인 기존 사업장은 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는 다국가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신규시장 진출도 꺼리는 모습이다. 첫 진출인만큼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B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중동 저유가 여파로 이 지역 신규발주가 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다른 시장을 찾아 나서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 있어 업계 전체적으로 검증된 중동 외 다른 지역으로 진출을 꺼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국가 진출을 위해선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당분간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하고 해외는 검증된 지역의 사업 위주로 검토하는 등 보수적으로 경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저유가 영향 외 예산 문제로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진 곳도 있다.

C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사업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부터 기획된 프로젝트로 막상 공사에 들어가면 발주처와 건설사가 생각했던 비용에 대한 견해차가 발생한다”면서 “결국 단가를 못 맞춰 재입찰을 실시하고 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규 사업이 나온다고 해도 수주할 여력이 없다. 기존에 해오던 사업장을 잘 마무리 하는 게 급선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이란 핵협상이 타결로 중동시장의 새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 해제가 결정되면서 36년 만에 열리는 이란 시장을 향한 외국계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중동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이란이 향후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익창출의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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