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父 다룬 ‘동상이몽’제작진 아직 정신 못차렸나?[배국남의 눈]

입력 2015-07-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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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보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하기까지 했다. 조마조마했다. 보는 시선에 따라 충분히 성범죄라고 바라볼 수 있는 장면이 TV화면을 수놓았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노출 화면의 내용, 빈도, 구성 등 연출적인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솔루션 프로그램으로서는 시청자의 항의와 문제제기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바로 딸에게 과도하게 스킨십을 자주 하는 아버지와 이를 싫어하는 고교생 딸을 소재로 해 18일 방송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다.

이날 방송된 ‘동상이몽’에선 딸에게 뽀뽀하고 포옹하기위해 힘과 돈을 사용하는 아버지 모습부터 딸이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침대에 함께 누우려는 아버지의 무리한 장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시청자들의 비난과 항의가 쏟아졌다. 수많은 시청자와 네티즌은 딸과의 스킨십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아버지와 이 가족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을 쏟아냈다.

급기야 방송에 소개된 아버지의 큰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방송으로 저희 가족이 너무 이상한 가족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 이렇게 악플을 보고 저희 아빠가 상심하고 자신이 범죄자란 생각이 들었으면 하느냐”고 제작진을 비판했다. 또한 “프로그램은 저희가 신청한 것도 아니었고 방송작가에게 동생이 섭외가 돼 나가게 된 것이다. 집안에서 성폭행이 일어나며 엄마와 제가 그것을 방관하고 있는 집이라면 동생이 이 프로그램에 나갔겠느냐. 방송 작가들이 촬영 내내 메시지를 보내 ‘○○ 좀 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고 연출과 조작 주장까지 제기했다.

시청자의 비난과 항의 그리고 가족의 비판까지 제기되자 ‘동상이몽’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커 가면서 점점 멀어지고 스킨십이 적어지는 딸이 서운하다는 아빠와 어른이 되어가는 자신을 여전히 아이로 보는 아빠를 이해 안 된다는 딸이 서로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기회가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마음이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녹화를 했다”며 이 가족을 방송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그런데 제작진의 의도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분들도 있으신 것 같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아빠와 딸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자 하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이 세심히 방송으로 전달되지 못해 아쉽다”는 해명을 했다.

18일 방송분을 본 시청자라면서 이 해명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스킨십을 무리하게 하려는 아버지의 문제 있는 행태가 자극적으로 화면에 노출되는 것을 보고 다수의 시청자들은 불쾌하고 불편함을 넘어 범죄로 인식해 아버지를 신고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방송직후 쏟아진 시청자 의견으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제작 의도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분들도 있으신 것 같다”는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다. 아직도 18일 방송분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동상이몽’ 같은 실제 소재를 가지고 방송하는 솔루션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준수해야하는 것이 바로 사실과 진정성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연출과 조작적 편집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큰딸이 주장한 ‘○○ 좀 해주세요’라는 제작진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은 이미 이 프로그램이 사실과 진정성을 무시하고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위한 제작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과 진정성보다는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드러내는 순간 솔루션 프로그램은 존재의미를 상실한다. 18일 ‘동상이몽’ 방송분은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18일 방송된 ‘동상이몽’ 은 출연한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기고 시청자에게는 불쾌감만 준 방송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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