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양봉업자로 이름을 날린 친환경 화장품업체 버츠비(Burt’s Bees)의 공동 설립자 버트 샤비츠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향년 80세.
버츠비 모회사 클로록스 대변인은 “그가 메인주 뱅고어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흡기 질환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버츠비는 성명에서 “샤비츠는 골든 리트리버(개의 일종)와 자연, 스쿨버스의 노란색을 사랑한 재치 있는 사람이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뉴욕 인근에서 자란 샤비츠는 독일 주둔 미군으로 복무하고 1960년대 뉴욕에서 사진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메인주로 옮겨 양봉을 하면서 자유로운 히피로 살아왔다.
1984년 히치하이킹을 하는 록산느 킴비를 차에 태우면서 샤비츠의 인생이 바뀌었다. 예술가이자 싱글맘인 킴비는 샤비츠의 벌집에서 나온 밀랍으로 양초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훗날 세계적인 친환경화장품업체로 명성을 떨치게 된 버츠비의 탄생이다. 아직도 버츠비의 로고에는 수염으로 뒤덮인 샤비츠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1990년대 버츠비는 지금도 여전히 회사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밀랍으로 만든 립밤을 팔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회사는 립밤과 보습로션 등 천연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샤비츠와 킴비는 회사 운영 방침을 놓고 충돌했고 결국 1999년 킴비가 샤비츠의 버츠비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킴비는 2007년 소비재업체 클로록스에 회사 다수 지분을 9억2500만 달러(약 1조454억원)에 팔았다.
샤비츠는 회사를 떠난 이후에 은둔자적인 생활을 했지만 종종 버츠비를 위한 중요한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2년 매장 오픈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클로록스 대변인은 “우리는 샤비츠와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최근에는 메인주의 그의 땅에 통나무집을 짓기도 했다”고 말했다.
버츠비는 연매출이 2억 달러를 넘고 전 세계 50여 국에 진출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