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30일 夏葛冬裘(하갈동구) 여름의 갈옷과 겨울의 가죽옷

입력 2015-06-30 10:5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하갈동구(夏葛冬裘), 여름엔 서늘한 갈옷을 입고 겨울엔 따뜻한 가죽옷을 입는다. 철에 맞고 격에 맞는 일이나 행동을 뜻하는 말이다. 이와 달리 하로동선(夏爐冬扇)은 여름의 화로, 겨울의 부채처럼 어울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당의 문장가 한유(韓愈)의 ‘원도(原道)’에 하갈동구가 나온다. 노자와 불교를 배척하고 공맹(孔孟)을 존숭하기 위해 쓴 글이다. “널리 사랑하는 것을 인이라고 하고 행하여 이치에 맞는 것을 의라 한다. 따라야만 하는 것을 도라고 하고 자신에게 충족돼 있어 밖에 기대함이 없는 것을 덕이라 한다.”[博愛之謂仁 行而宜之之謂義 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己無待於外之謂德]

이렇게 말문을 연 한유는 “황제와 왕은 호칭이 다르지만 그들의 성인 됨은 똑같다. 여름엔 칡베 옷을 입고 겨울엔 털가죽 옷을 입으며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먹는다. 그 일은 다르다 해도 그들의 지혜로움은 똑같다”[帝之與王 其號名殊 其所以爲聖一也 夏葛而冬裘 渴飮而飢食 其事雖殊 其所以爲智一也]고 썼다.

1934년 6월 18일자 동아일보 사설 ‘피서와 투서(鬪暑)’는 특이한 글이다.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에 자라는 이상 이 땅의 한서온량(寒暑溫凉)은 다 우리가 순수(順受)하지 않으면 안 될 자연의 소여(所與)이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의복기거(衣服起居)가 다 이에 맞도록 선인 이래로 습용(襲用)하는 동구하갈이 있지 않은가. (중략) 춥다 하야 온돌방중에 칩복(蟄伏)하거나 덥다 하야 산사해빈(山寺海濱)에 피은(避隱)하야 무위의 날을 보냄에는 찬성키 어렵다.” 결론은 “학생이거나 일반인이거나 누구를 물론하고 피서로부터 투서로 소하법(消夏法)을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에 앞서 “본사의 계몽운동에 참가하는 것도 의의 있는 투서법의 하나”라고 했다. 이 말을 하려고 장문의 사설을 썼던 것 같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어둠의 코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매직넘버는? [해시태그]
  • 경영권 분쟁에 신난 투자자들…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 Z세대의 말하기 문화, 사회적 유산일까 문제일까②[Z탐사대]
  • 와신상담 노리는 삼성…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생산 누구에게?
  • 고려아연-영풍, 치닫는 갈등…이번엔 '이사회 기능' 놓고 여론전
  • “비싼 곳만 더 비싸졌다”…서울 아파트값, 도봉 7만 원 오를 때 서초 1.6억 급등
  • ‘당국 약발 먹혔나’ 9월 가계 빚 '주춤'…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 오늘의 상승종목

  • 09.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629,000
    • +0.37%
    • 이더리움
    • 3,447,000
    • +0.67%
    • 비트코인 캐시
    • 456,000
    • -0.59%
    • 리플
    • 790
    • -0.63%
    • 솔라나
    • 193,600
    • -1.73%
    • 에이다
    • 471
    • -0.84%
    • 이오스
    • 691
    • -1%
    • 트론
    • 204
    • +0.99%
    • 스텔라루멘
    • 129
    • -1.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050
    • -1.36%
    • 체인링크
    • 14,830
    • -2.11%
    • 샌드박스
    • 371
    • -2.6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