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23일 鰥寡孤獨(환과고독)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

입력 2015-06-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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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영조실록 10년(1734) 1월 28일 기록에 이런 내용이 있다. 왕이 창덕궁 희정당(熙政堂)에 있을 때 까치가 날아들어 제 둥지에 갖다 깔려는 듯 털방석을 쪼았다. 왕이 이를 보고 전교를 내렸다.

“(전략) 아! 미물도 제때 맞는 물건을 찾아 둥지를 틀 줄 아는데 불쌍한 백성들은 입지도 먹지도 못하고 의지할 데 없이 길에 쓰러져 있구나. 지금 마땅히 농사를 권하고 안정되게 모여 살게 하는 것을 급선무로 삼아야 하니, 다시 여러 도에 신칙해 백성들을 수고롭게 하는 일을 없애라. 그리고 환과고독(鰥寡孤獨)은 주문왕(周文王)이 가장 우선시했던 대상인데, 나이 들도록 아내나 남편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중략) 안으로는 한성부가, 밖으로는 관찰사가 하교한 대로 각별히 찾아가 묻고 보살피도록 다시 분부하라. 거행한 결과를 보고하게 하라.” 환과고독의 출전은 맹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하편이다. 제선왕(齊宣王)이 왕도정치를 묻자 맹자는 주 문왕의 선정을 설명한 뒤 이렇게 말했다. “늙어 아내 없는 이를 홀아비[鰥], 늙어 남편 없는 이를 과부[寡], 늙어 자식 없는 이를 외로운 사람[獨], 어리고 아비 없는 이를 고아[孤]라고 합니다. 이 네 부류는 천하에 궁벽한 백성으로서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문왕은 정사를 펴고 인을 베푸시되 반드시 이 네 사람들을 먼저 하셨습니다.”[老而無妻曰鰥 老而無夫曰寡 老而無子曰獨 幼而無父曰孤 此四者天下之窮民而無告者 文王發政始仁 必先斯四者]

6월 23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과부의 날이지만, 과부보다 먼저 보살펴야 할 대상은 고아가 아닐까. 2012년 10월 결성된 세계 고아의 날 제정추진위원회는 ‘유엔 세계 고아의 날(UN World Orphans Day)’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궁금한 분은 www.iwod.org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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