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건강관리 종목 '빚 투자' 3.5배로 급증

입력 2015-06-15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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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라 신용융자 잔고 금액이 높은 종목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건강관리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이 3.5배 규모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연초 2조5229억원에서 지난 11일 3조6543억원으로 44.84%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의미한다. 신용융자 거래 비중이 큰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지수가 하락할 때 매물 부담으로 주가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

업종별로는 건강관리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이 연초 945억원에서 지난 11일 3천267억원으로 245.61% 늘어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건강관리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100.68%였다.

증권 종목도 올해 들어 주가가 44.45% 오른 데 비해 신용융자 잔액은 1천23억원에서 2천706억원으로 164.60%나 증가했다.

디스플레이(149.83%), 필수소비재(116.26%), 상사·자본재(74.70%), 비철금속(73.68%), 화장품·의류(70.98%)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 증가율도 높았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신용융자 잔액은 연초 2조5천212억원에서 지난 11일 3조8천958억원으로 54.52% 늘었다.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4조원을 초과하며 사상 최대치를 찍는 등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을 뛰어넘었다.

업종별로 연초 1억원에도 못 미쳤던 증권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이 13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화학(162.82%), 화장품·의류(118.83%), 상사·자본재(103.10%) 등의 증가율도 높았다.

건강관리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은 연초 4천575억원에서 지난 11일 9천56억원으로 97.93% 증가했다.

이밖에 IT가전(95.91%), 비철금속(83.11%), 철강(82.26%), 은행(78.52%), 유틸리티(78.11%), 반도체(66.63%) 등의 신용융자 잔액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날부터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는 만큼 신용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 등은 반대매매로 주가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이 지난달 말 4조원을 넘어선 이후 그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담보유지비율을 높이고 반대매매 시기를 앞당기는 등 위험(리스크) 요소 관리에 나섰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신용 잔고가 높은 기업군, 저가주와 고가주간 차별화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며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을 앞둔 국내 증권사들의 대응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신용 잔고 비율이 높은 기업군에 대한 변동성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 잔고가 높은 종목 등의 경우 반대매매로 주가 하락폭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중소형주의 옥석 가리기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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