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악화일로의 길을 걷는 양상이다.
최근 생산, 소비, 투자, 수출이 부진한 '4중고' 를 앓고 있던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뭄마저 심화되고 있다.
11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과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경기 둔화 추세 등 다른 대내외적 악재들도 버티고 있다.
대내외 악재들이 계속되면서 경제의 양쪽 날개인 내수와 수출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댜.
이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현실화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경제를 최대 위험요인은 메르스다. 6월 들어 급속히 확산한 메르스는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회복 조짐을 나타내던 내수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소비지표인 소매매출은 메르스 환자가 확인되기 전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6월 첫 주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16.5%와 3.4% 감소했다. 영화관람객과 놀이공원 입장객은 55%와 60% 줄었다.
내수 시장을 떠받치는 한 축인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취소도 늘었다.
여기에 산업계는 단체 행사와 대형 마케팅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취소가 이어가고 있다.
최악은 메르스 환자가 지역내 전파등으로 악화될 경우 기업들은 이를 막기 위해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메르스 사태가 한 달 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지고 3개월간 지속되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스가 조금만 더 길어진다면 한국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의견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올 들어 이어진 가뭄 역시 농가와 서민들에게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1년 전과 비교한 채소류의 평균 도매가격(1㎏당) 상승률은 양배추 185%, 대파 120%, 시금치 54%, 양파 48%, 무 41%다.
같은 날 기준으로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천393원으로 1년 전보다 214.9%나 올랐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문제도 점점 더 심각해지는 형국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0.25%포인트 내림에 따라 이미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접고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시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