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ㆍ재건축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남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단지는 업계의 선택을 받지 못해 유찰되고 있다. 사업장별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장설명회를 비롯한 시공사 입찰 등에 나선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6월 한 달 동안 20여개 단지를 넘어섰다. 전체 물량만 3만6000여가구를 훌쩍 넘는다.
시공사 찾기에 나서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역별 편차가 크다. 물량이 많다보니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좋은 단지에 몰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은 지난 2일 시공사 입찰 마감을 했다. 이 곳은 지난달 12일 현장설명회 당시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13개의 건설사들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인근 지역인 성남 신흥2구역에서도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시공사들의 중복 입찰을 꺼리는 조합원들을 의식한 건설사들이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이 곳과 신흥2구역이 근거리에 위치한데다 두 구역에 같은 시공사가 들어가게 되면 조합원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이걸 의식한 시공사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400가구 이상의 단지가 들어설 계획인 신흥2구역은 현재 GS·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대림산업이 시공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강남 등 재개발ㆍ재건축 인기지역에서는 건설사들이 다수의 사업장에 각각 응찰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3차 아파트와 영등포구 상아·현대 아파트는 오는 14일 같은날 시공사 합동설명회를 개최한다. 삼호가든3차 아파트는 현대건설을 비롯한 롯데건설, 대림산업이 응찰에 나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상아·현대아파트은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했다.
특히 삼호가든3차와 상아·현대 2곳 모두에 응찰한 현대건설은 각 사업지별 홍보논리가 다른 점이 부각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재개발ㆍ재건축 물량이 많아서 수익성이 높은 곳에는 건설사들이 많이 몰려 과열된 게 문제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는 굳이 (입찰에) 참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