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증시 3대변수 ① 엔저 쇼크] “엔화 약세 곧 둔화… 수출株 저가매수 타이밍 온다”

입력 2015-06-04 17:56 수정 2015-06-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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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 수출종목인 현대차는 지난 2일 10% 이상 급락하는 등 최근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4일 하락폭을 약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주가는 13만9000원에 머물렀다. 현대차의 주가가 14만원 선을 하회한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서도 밀려났다. 최근 극단적인 국면을 보이는 ‘엔화약세’ 영향이다.

최근 바닥을 잊은 엔화 약세로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비교적 차분하다. 이들은 엔화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는 그 강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타이밍에 따라 수출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기업 감내한계 벗어난 원·엔환율...수출株 ‘헐떡헐떡’=엔저에 따른 우려는 다른 수출주 전반으로 커지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엔화 환율’은 업종별로 감내할 수 있는 엔화 환율은 철강이 963원, 석유화학 956원, 기계 953원, 음식료 943원, 자동차‧부품 935원, 조선‧기자재 922원, 반도체 918원 등이다.

정보통신‧가전(870원), 섬유(850원) 업종 정도를 제외하면 이미 감내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얘기가 된다. 이같은 엔저 우려에 겹친 메르스 공포감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증시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를 비롯한 수출주가 부진했던 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2110선에서 2070대로 무려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 전문가들 “美 금리인상 이후 엔화약세 둔화될 것”=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현재의 시장의 우려감이 다소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엔화 약세는 펀더멘탈 이슈를 벗어난 상태”라며 “달러·엔 환율이 125엔을 일시적으로 깰 수는 있겠지만 일본 입장에서도 수입물가에 대한 부담이 될 것이고 일본 경제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정책에 변화가 생기면 지금의 엔화약세-달러강세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본다”며 “국내 증시의 경우 엔저 자체는 많이 반영됐으니 추가낙폭보다는 미국의 금리정책 변화시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엔화 자체가 우리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하반기 엔화약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보탰다. 조 센터장은 “현재 엔저는 미국의 달러강세 탓인데 이 상황이 유지되려면 유로화가 약세를 띠어야 한다”며 “유럽경기가 회복되면 유로화가 반등하며 달러강세와 엔화약세를 저지하는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음달 2분기 수출기업 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엔저 자체는시장에서 몇 년째 이어져온 이슈지만 최근 상황이 전과 다른 점은 국내기업의 수출이 급락세를 보인 점”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 뿐 아니라 매출액이 얼마나 훼손됐는지 확인돼야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엔저 투자전략은? “여행업 주목...자동차 저가매수 기회”=전문가들은 엔저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여행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근 급격히 주가가 떨어진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은성민 센터장은 또한 현대차 등 자동차 업종의 주가하락 배경에 대해 “환율만의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투매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자동차주가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한 것으로 본다”며 “저가매수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은 센터장은 “엔저 관련 수혜주는 단연 여행주”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주는 굳이 엔화 약세가 아니어도 꾸준히 좋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메르스 때문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펀더멘털 영향이라기보다는 이벤트성이기 때문에 주가 측면에서는 (메르스 사태를)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조윤남 센터장 또한 여행주를 엔저 수혜주로 꼽았다. 조 센터장은 “일본 엔화가 싸지니 한국 관광객들이 다연히 몰릴 수밖에 없다”며 “과거의 경우 엔저국면에서 제약주들도 목을 받았는데, 일본제품 원료를 수입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이 커진 만큼 올해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지호 센터장은 “전체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전체적인 방향성이 단순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떤 업종을 콕 집어내기보다 올해 내내 변동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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