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큰폭으로 반등 마감했다.
4일 서울 외한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2원 오른 111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1112.4원)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해 종가 기준으로 총 22.3원 올랐다. 그러나 전날 하락세로 바뀌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위로 방향을 틀었다.
환율은 이날 2.8원 오른 달러당 1107.5원에 출발했다. 미국 2분기 경기가 순항 흐름을 보이면서 조기 금리인상 경계감이 고조된 것이 배경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날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4월 초부터 지난달 말 사이,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제조업 활동이 견실하게 유지됐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환율은 장중에 상승폭을 크게 확대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오전에 호주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호주 달러화와 함께 원화도 약세를 나타냈다”며 “여기에 정오를 전후로 역외서 투기 세력이 달러 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90원선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위로 향하게 한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실제 개입에 나섰다는 추정도 나온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외환은행 고시 기준으로 전일보다 4.17원 오른 100엔당 896.14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같은 기준으로 891.97원으로 집계됐다. 2008년 2월28일(880.80원) 이후 7년 3개월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개장할 때도 890원대에 턱걸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오전 11시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 895원대까지 치솟았다.
최근 거침없는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안 확대는 국내 펀더멘털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발표될 예정된 미국 5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 경계감으로 원·달러 환율은 내일도 상승폭을 늘릴 것”이며 “엔 환율은 당분간 890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