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무관' 각종 테마주 기승…"거품 주의"

입력 2015-06-0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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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시장이 각종 악재에 눌려 조정장세를 이어가자 실적 등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뉴스나 소문에 급등락하는 테마주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로 급부상한 백신 관련주와 안철수 테마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테마주는 그러나 소문이나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해 상승세를 보이다 급락반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 그룹은 중국 소비 확대와 헬스케어, 핀테크(fintech·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 저출산 대책, 모바일 보안, 지배구조, 정치인 테마주 등 200여개에 달한다. 최근 들어선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와 관련된 테마까지 추가됐다.

메르스 관련주로는 백신 개발·생산 업체인 진원생명과학과 마스크 생산 업체 오공·케이엠, 손 세정제 업체 파루, 항바이러스제를 만드는 현대약품 등 20여개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막연한 수혜 기대감에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상한가 행진을 펼치는 등 지난 2일까지 열흘 간 줄곧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아직 메르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3일 관련주들이 대부분 상한가 행진을 멈추고 하한가로 직행했다.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 실적에 영향을 주는 일부 업체만 오름세를 유지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안철수 테마주'도 증시를 달궜다.

지난 2일 안 전 대표가 2017년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 "그럼요"라고 답하자 3일 안랩과 다믈멀티미디어, 써니전자, 오픈베이스 등의 관련주들이 줄줄이 상한가로 직행했다.

모두 안 전 대표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거나 지인들이 직간접적으로 회사와 연관됐다는 것만으로 테마주로 묶였다.

이처럼 선거 등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등장해 극성을 부리는 '정치 테마주'는 전형적인 '거품주'로 꼽힌다.

지난달 21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로 지명되자 인터엠과 솔고바이오, 국일신동 등 관련주가 곧바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황 장관의 모교인 성균관대 출신 인사들이 대표로 있는 회사라는 것이 주가 급등의 이유였다.

새누리당의 4·29 재보궐선거 압승 이후에는 '김무성 테마주'로 분류된 섬유업체 전방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유력 대권주자로 지목된 작년 말에는 '반기문 테마주'가 한동안 유행하기도 했다.

당시 반 총장의 동생이 임원으로 재직하는 보성파워텍과 반 총장의 고향에 기반을 둔 씨씨에스 등은 3∼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렸다.

이중 에너지솔루션 등 일부 종목은 급등 하루 만에 하한가로 고꾸라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대선 전후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는 최고가 대비 평균 48% 하락했다. 정치 테마주 147개 중 49개 종목(33.3%)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적발됐다.

정치관련주 등의 각종 테마주는 대부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실적 등 기초체력 개선과 무관하게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는 만큼 명확한 근거 없이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쪽박'을 찰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자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고 있다"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아닌 기대감에 의존하다 보니 관련 소식 하나하나에 투자자들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그는 "테마주들의 거품은 언젠가 꺼지게 돼 있다"며 "테마에 기댄 투자는 위험(리스크)이 크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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