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3·비씨카드)의 파워풀한 플레이가 역전의 명수 김세영(22·미래에셋)을 압도했다. 김세영은 첫날 7오버파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장하나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최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풍경이 아니다. 지난 2004년 경기 여주CC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골프협회장배 학생골프대회 둘째 날 여자 초등부 경기 장면이다. 당시 서울 반원초등학교 6학년이던 장하나는 김세영(당시 시흥초 6학년)을 꺾고 여자 초등부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1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두 선수는 세계가 인정하는 톱 플레이어가 됐다.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를 통해 정규투어 시드를 획득한 김세영과 장하나는 올 시즌 신인답지 않은 플레이를 펼치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세영과 장하나는 이 대회를 통해 톱 플레이어로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특히 2004년 열린 16회 대회에서는 거물급 스타들이 대거 탄생했다. 당시 오륜중 2학년이던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여자 중등부 2위에 올랐고, 세화여중 3학년이던 정재은(26·비씨카드)은 유소연에 1타차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단체전에서는 정재은의 세화여중이 우승, 유소연의 오륜중은 2위에 머물렀다. 두 선수는 2년 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유소연은 누구보다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2003년과 2004년, 2005년, 2007년 등 무려 네 차례나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에는 대원외고 2학년 신분으로 정연주(23·CJ오쇼핑·당시 세화여고1)와 장수화(26·대방건설·당시 대원여고3)를 각각 1타차로 따돌리고 이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 ‘군풍(軍風)’을 몰고 온 허인회(29·상무·당시 서라벌고2)는 남자 고등부 정상에 올랐고, 유선영(29·JDX·당시 대원외고3)은 여고부 2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 김송희와 김인경(하나금융그룹), 황아름(이상 27), 최운정(25·볼빅), 맹동섭(28·상무) 등도 당시 이 대회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남겼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데뷔한 김하늘(27·하이트진로)은 2003년(15회) 대회에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서문여중 3학년이던 김하늘은 여자 중등부에 출전해 합계 144타로 유소연과 김인경을 각각 2·3위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안았다.
올 시즌 KLPGA투어 ‘빅3’로 꼽히는 허윤경(25·SBI)과 이정민(23·비씨카드)도 이 대회 출신이다. 허윤경은 2005년(17회)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서문여중 3학년이던 허윤경은 김유경(24·당시 명지중2)과 유소연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이정민은 2006년(18회) 여중부 3위에 입상했다.
올 시즌 KLPGA투어 ‘2년차 징크스’ 편견을 깬 고진영(20·넵스)도 이 대회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고진영은 지난 2007년(19회) 서울 용마초등학교 6학년 때 2위에 올랐고,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여중부 2위를 차지했다. 첫 우승은 은광여고 2학년이던 2012년 대회에서 차지했다. 고진영은 이듬해 프로로 전향했고,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톱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고진영은 올 시즌 KLPGA투어 9개 대회에 출전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대상 포인트 2위(148), 상금 순위 2위(3억1833만원), 평균 타수 3위(70.52타), 톱10 피니시율 2위(71.43%)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