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커피와 관련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커피의 재배환경, 로스팅, 블렌딩, 원두의 보관 기간, 추출온도, 추출시간 등 커피 생두를 수확하는 농부부터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 특유의 향을 갖게 된다.
사람들은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 기호에 따라 커피를 주문하지만 정작 로스팅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사실 커피도 스테이크만큼이나 불에 예민하다. 커피 로스팅의 중요성은 쉽게 스테이크의 굽기와 비교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직원은 손님이 원하는 굽기 정도에 대한 질문을 한다. 손님의 취향에 따라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스테이크의 굽기는 크게 레어, 미디움, 웰던으로 나눌 수 있고 미디움 레어, 미디움 웰던 등으로 세분화된다. 굽기의 정도에 따라 촉촉함, 부드러움 등 식감이 달라진다.
커피 생두는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무려 700~850여 개의 향미를 낼 수 있다.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커피의 향과 맛이 변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로스팅을 약하게 하면 신맛이 살아나고 강하게 하면 쓴맛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산지별 원두의 특징을 배가할 수 있도록 로스팅 포인트를 다르게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커피에 대해 기대하는 거의 모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최상급 원두 중 하나인 케냐AA는 강하게 볶으면 원두 특유의 감미로운 향과 과일의 단맛, 쌉싸래한 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다. 로스팅만으로도 무궁무진한 변신이 가능한 커피는 언제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97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수비드(Sous-Vide)라는 조리법이 있다. 진공 포장한 식재료를 미지근한 물 속에서 장시간 조리하는 방법으로, 겉과 속이 골고루 가열돼 재료 본연의 질감, 향, 영양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최대 3일이 걸리는 까다로운 조리법이지만, 최적의 온도에서 익는 순간 부드러움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최상의 플레이트를 위해 72시간을 기다리는 요리사의 정성처럼 카페베네도 고객에게 최상의 커피 한 잔을 선사하기 위해 깊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