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희망퇴직 통해 일자리 만든다

입력 2015-05-21 15:33 수정 2015-05-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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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에 다니는 지점장 甲(55세, 男)씨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50% 삭감된 연봉을 5년에 걸쳐 나눠받을지 한꺼번에 받은 퇴직금으로 '제2인생'을 모색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乙(29세, 女)씨는 올들어 3군데 은행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렵다'라는 금융권이지만 최근 은행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고 있어 희망을 걸고 있다.

(자료: 각 사)

최근 은행들이 희망퇴직과 신규채용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그 규모도 상당하다. 저금리ㆍ저성장→수익성 악화→구조조정→신규채용 축소로 이어지는 그간의 관행과는 상반된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고 중간층(간부 및 관리자)만 수두룩한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편하기 위함이다.

KB국민은행이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신입행원 400명을 포함해 경력단절여성, 청년인턴 등 1100명의 인원을 신규로 채용할 예정이다.

채용 여력은 희망퇴직을 통해 마련한다. KB국민은행은 21일부터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1000명과 일반 희망퇴직 대상자 4500명 등 모두 5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이후 5년여 만이다. 특히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 대해서는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신규채용을 40% 더 늘리기로 했는데, 당시 계획을 할 때 이부분에 관한 얘기(희망퇴직)도 진행되고 있었다" 며 "위에서 상당부분 숨통이 트인 여력으로 신규채용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하다. 지난 1월 310여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신한은행은 올해 1000여명 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다. 대졸자 350명,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70명, 장애·보훈 특별채용 80명, 경력단절여성 280명, 시간선택제 전담 관리직 220명 등이다.

같은 시기 희망퇴직으로 278명이 떠난 NH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직원 2000명을 새로 뽑기로 했다.

매년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우리은행 역시 정규직원 470명, 경력단절 여성 330명을 선발하는 등 총 8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의 2배 규모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시중·지방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규제 완화로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돼 좋은 일자리를 생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든 만큼 은행도 미래투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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