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화는 게임적 생각과 기법에 기반한 동기부여로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선 가치 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인간에게 흥미를 유발시킨다. 빠른 보상과 지위 상승은 동기부여를 지속가능하게 한다. 개인과 집단의 경쟁은 동기부여를 강화시킨다. 실패에 대한 재도전은 도전을 지속가능하게 한다. 호모루덴스라는 말대로 인간은 근원적으로 게임적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끝없는 사막의 길에 오아시스가 없다면 인간의 삶은 얼마나 황량할 것인가. 추격 경제에서 요구한 성실과 안정 추구는 세계 최고의 스트레스를 촉발했다. 한국은 근무시간이 세계 최고 수준임은 물론, 스트레스 보유율은 95%로 미국의 40%, 일본의 61%보다 월등히 높다. 우리는 인구 10만명당 29.1명이라는 OECD 자살률 1위 국가가 됐다. 결국 우리는 불행으로부터 탈출엔 성공했으나, 행복하지 않은 국가가 돼 버렸다. 그런데도 국가의 성장엔진은 멈춰서고 있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새로운 동기부여 방식이 필요하게 된 이유다.
창조성은 당근과 채찍이 아니고 재미와 몰입에서 발현된다. 이제는 삶의 곳곳에 재미의 요소들이 스며들어야 한다. 게임적 사고가 새로운 창조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칭찬 스티커 모음은 전통적 교실의 동기부여 방법이었다. 지금의 네이버를 있게 한 일등공신 지식in은 바로 게임적 요소를 지식에 결합한 사례다. 복권을 이용한 신용카드 영수증 캠페인도 초보적 게임화의 사례다. ‘나가수’ 혹은 ‘복면가수’ 등도 음악의 게임화인 것이다. 해외의 경우 ‘Foldit’라는 과학연구 게임에서는 과학지식이 없어도 단백질 구조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 관련 단백질 구조를 밝히고 수많은 참여자들을 공동 저자로 학회에 발표했다.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미국의 ‘칸 아카데미’는 우수 배지와 에너지 포인트 등을 제공하는 스킬트리로 학습의 자발성을 높이고 있다.
이제 게임화는 단순한 보상과 경쟁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보상에 기반한 외재적 동기부여는 보상의 효과가 시간에 따라 감소한다. 그러나 스스로 도전하는 내재적 동기부여는 지속적으로 개인의 발전에 기여한다. 즉 가치 있는 목표에 도전과 자율적 판단을 위한 정보접근과 권력 그리고 이로부터 획득되는 존경과 지위는 비물질적인 내재적 보상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불확실하나 의미 있는 문제에 도전할 때 성공은 정당하게 보상하고 실패는 재도전으로 지원하는 사회구조가 기업가 정신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성공의 확률은 낮지만 성공의 기댓값은 높은 것이 창조경제의 벤처기업들이다. 기업가적 창업 자체가 산업의 게임화일 것이다.
모든 조직도 게임화가 요구된다. 실패를 응징하면 혁신을 향한 도전은 사라진다. 창조적 도전에 의한 실패를 지원하는 진정한 목표관리(mbo)가 사내 혁신의 원천이 될 것이다. 한국의 모든 공공 및 민간 조직은 이제 추격경제의 갑을 조직에서 창조경제의 게임화 조직으로의 변모가 필요해 보인다. 강압적인 “해야 한다”에서 스스로 “해 보자”는 게임적 사고와 기법으로 조직의 게임화에 도전해 보자.
게임적 기법은 △가치 있는 스토리라는 미학(Aethetics) △점수·배지·미션 등 재미를 만드는 게임 기술(Mechanics) △경쟁·지위·성취·배려 등 참여자의 동기부여라는 상호작용(Dynamics)이 있다. 게임화의 궁극적 목적은 지속가능한 동기부여를 통해 현실을 개선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매슬로의 욕구 5단계와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이론이 게임화의 맥락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제 게임화를 통해 창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향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화는 현실의 개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