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면서 그 속성까지 매우 복잡하다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상임에 틀림없다. 자연과학이나 의학, 환경, 재난, 정보기술(IT)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그렇다.
저널리스트는 “모르는 것을 그대로 보도하지 말라”고 배우지만 자신들도 일반인에 비해 더 나은 관련 과학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있는 걸 그대로, 심지어 있지도 않는 걸 있다고 보도하면서도 그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른바 ‘황우석 사태’ 그리고 이의 복사판과도 같은 2014년 3월 일본의 ‘오보타카 사태’가 그렇게 일어났다.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여성 과학자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는 평범한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담그기만 해도 어떤 세포로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STAP: 자극 야기 다기능성 획득)를 개발했다고 <네이처>를 통해 발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곧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이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문제의 논문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연구를 지도, 감독했던 사사이 요시키(笹井芳樹)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연구센터 부소장은 자살하기에 이른다.
<사이언스> <네이처> <셀> 등 유명 과학 저널에 논문이 게재되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되었고, 언론 플레이를 통해 과학적 성과가 무조건 빛나던 시절은 ‘황우석 사태’ 이후에도 완전히 지나가지 않은 것. 이를 통해 과학 저널리즘(Science Journalism)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협의의 과학 저널리즘은 과학적 발견이나 프로젝트 등을 보도하는 것이지만, 정보가 쏟아지고 수많은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시대에 과학 보도에 있어 저널리스트들은 진실 보도(telling the truth)와 중립성(neutrality), 도덕적 책임감(accountability)라는 윤리를 갖추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이런 내용으로 시작해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과 일본의 원전 폭발 사고 등 재난, 위험 관련 보도, 정보통신과 나노 및 바이오 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신속하게 보도하는 과학 저널리즘의 기본 정의에서부터 역사, 그리고 과학 저널리스트의 재교육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한 책 <과학 저널리즘의 이해>(진달용 지음/ 한울, 2만4000원)가 나왔다.
특히 한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 전문성을 쌓기보다 ‘출입처’ 제도에 따라 담당 분야가 주기적으로 달라지는 한계가 있으며, 재난과 위기 보도의 경우 경험이 충분치 않은 신참들이 취재, 보도를 많이 맡는 편인 우리나라 저널리즘 환경에도 결과적으로 경종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