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로만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등 중동국가 출장길에 올랐다. 중기중앙회장직을 내려놓고 로만손으로 돌아온 이후 두 번째 해외 출장길이다. 중동시장부터 직접 방문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재점검하고, 현지 유통망 확대에 나서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 시장 재건을 시작으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최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알샤야사(社)와 계약을 맺고 첫 거래를 진행했다. 로만손 측은 이번 계약을 통해 현지 유통망 구축은 물론, 올해 200만 달러의 매출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라마단 이후 하지 기간에 메카를 방문하는 3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론칭행사를 통해 로만손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의 핵협상 타결 후 급속적인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이란에서도 입지를 다져갈 방침이다. 이미 시장점유율 1위임에도 단독매장을 추가로 확대하며, 매출 500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카타르 시장에서도 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수출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이 이 같이 중동시장을 챙기는 것은 중동이 러시아와 함께 로만손 수출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유가 하락 여파로 인해 중동시장으로의 수출액이 감소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 로만손은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15억74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7.8% 감소한 바 있다. 특히 주얼리 사업인 '제이에스티나' 브랜드에 비해 모태사업인 시계 분야는 점차 위축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도 과거 수 차례 "주력인 시계 사업이 신통치 않은데, 본업으로 돌아가면 사업을 세심한 부분부터 점검해볼 계획"이라고 언급해온 바 있다. 로만손 관계자는 "2011년부터 시계시장이 위축되면서 상황이 변화했다"면서 "김 회장은 복귀하면서부터 작은 것부터 챙기며, 그동안 잘해왔던 중동시장에서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김 회장의 복귀에 대해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시계업계 한 관계자는 "잘 나가는 주얼리 브랜드와 함께 과거 영광을 함께 한 시계 브랜드까지 보조를 맞추면 그야말로 쌍끌이로 로만손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수출 맞춤형 시계로 사세를 확장해왔던 김 회장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