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미래부와 데이터 중심의 미래형 요금체계를 협의하는 과정에 있는 가운데,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먼저 발표했다.
KT의 경우 현재 신고사업자이기 때문에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미래부에 신고서를 제출한 뒤 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미래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바뀌는 것을 미래부와 상당기간 협의해왔다. 그 와중에 KT가 선수를 친 셈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미래부와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개편에 대해 오랜 기간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KT가 SK텔레콤이 준비중인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방식을 먼저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K텔레콤은 데이터 방식의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고 미래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출시가 늦어진 듯 하다"며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면 KT 보다 SK텔레콤이 데이터 방식의 요금제를 먼저 내놓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는 이날 광화문 웨스트(West)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KT 마케팅부문장 남규택 부사장은 “KT는 단통법 도입 이후, 지난해 11월 순액요금제 단독 출시 등 고객의 실질적 체감혜택 확대를 선도해 왔다”며 “이번에 선보인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2만원대로 음성과 문자 무제한 사용은 물론, 데이터만 선택해 최적의 요금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계 통신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T의 발표가 있은 직후 SK텔레콤도 데이터 중심의 미래형 요금체계로 개편하기로 결정했다며 맞불을 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도입을 준비해왔다"며 "무선시장 1위 사업자로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일 뿐 도입을 준비한 것은 우리가 먼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미래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홍보를 하는 것은 모양새가 우습다고 꼬집었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사항"이라며 "SK텔레콤이 준비하는 과정과 상관 없이 고객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