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구업계 ‘빅2’인 영실업과 손오공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치열한 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다. 1년 중 크리스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꼽히는 성수기인 만큼, 최근 출시한 변신완구로봇 신제품을 내세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고ㆍ판촉비를 포함한 영실업의 이달 마케팅 비용은 전월 대비 113% 급증했다. 광고비만 따져도 전월 대비 90% 늘었을 정도로 마케팅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손오공도 최근 마케팅 비용을 100% 늘리며 마케팅과 영업 강화에 나섰다. 양사가 이 같이 마케팅에 매달리는 것은 다음달 완구업계 '2대 성수기' 중 하나인 어린이날을 앞두고 있어서다.
어린이날은 크리스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꼽히는 성수기로, 완구업체들은 보통 전달인 4월에 마케팅과 판매에 집중한다.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을 합한 2대 성수기 매출이 전체 연간 매출의 50% 이상이 될 정도여서, 완구업계 1년 장사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되는 기간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실업과 손오공은 주력제품인 변신완구로봇 가운데서도 최근 출시한 신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영실업은 지난 3월 출시한 '또봇 태권K'을, 손오공은 지난해 말 선보인 '헬로 카봇 펜타스톰'을 내세우고 있다. 양사의 신제품들은 출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상태다.
리서치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영실업의 또봇 태권K는 3월 셋째 주부터 4월 둘째 주까지 전국 할인마트에서 7099개가 판매되면서, 해당 기간 가장 많이 팔린 변신완구로봇으로 꼽혔다. 손오공의 헬로 카봇 펜타스톰 역시 같은 기간 3715개가 팔리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 수량에선 영실업이 앞섰지만, 금액상으로는 제품 단가가 높은 손오공이 우위를 보였다.
일부 완구 판매점에서는 양사 제품이 품절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실업은 이달 초 전국 389개 매장 가운데 320개 매장에서 일시 품절 현상을 겪었다. 손오공 역시 지난 설 이후 품절 현상을 겪다 지난달 말께부터 제품을 재입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최근 판매 실적도 제품 재입고 과정에서 물건이 없어 못파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가 신제품으로 활발한 영업 경쟁을 펼치자 국내 완구업계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영실업과 손오공이 최근 선보인 신제품으로 성수기인 어린이날 시즌에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양사의 제품 종류와 단가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워낙 잘 나가던 영실업과 최근 급격한 쫓아오고 있는 손오공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완구업계에 더욱 활발한 분위기를 불어일으킬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