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0ㆍ롯데)와 리디아 고(18ㆍ캘러웨이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후 올 시즌 LPGA투어 무대에 데뷔한 김효주는 JTBC 파운더스컵에서 첫 우승을 신고하며 메이저 대회 우승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리디아 고는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두 사람의 상승세는 세계 여자골프 판도를 뒤집을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지녔다. ‘향후 세계 여자골프 판도는 두 선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효주와 리디아 고의 성공신화 뒤에는 ‘클럽 교체’라는 공통분모가 녹아 있다. 공교롭게도 클럽 교체 시기와 맞물려 기록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김효주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첫 시즌이던 2012~2013시즌에 20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 포함 14대회에서 ‘톱10’에 들며 상금순위 4위(4억6468만원)를 차지했다. 비교적 성공적인 데뷔였지만 기대감이나 몸값에는 못 미치는 성적표라는 평가도 있었다.
바로 그 시점에서 김효주는 깜짝 놀랄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해 시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요넥스(클럽)ㆍ스릭슨(볼)과 계약, 사용 용품을 전면 교체한 것이다. 모험은 대성공이었다. 김효주는 지난해 다섯 차례의 우승을 통해 12억897만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2008년 신지애(26)가 보유했던 역대 최다 상금(7억6500만원) 기록보다 5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매 대회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리디아 고의 성공신화를 이야기하는 데에도 ‘클럽 교체’를 배제할 수 없다. 리디아 고는 2014년 프로데뷔와 함께 스릭슨에서 캘러웨이골프로 전면 교체했다. 그리고 그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등에서 3승을 차지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올 시즌은 경이로운 퍼트감을 선보이며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거기에도 ‘클럽 교체’라는 공통분모가 작용했다. 지나치게 큰 백스윙으로 인해 흔들렸던 퍼트를 바로잡기 위해 무게감이 있는 모델(오디세이 탱크 크루저)로 교체한 것이다. 고감도 아이언샷에 명품 퍼트까지 장착한 리디아 고는 상금순위 2위(60만8810달러ㆍ6억6000만원), CME 글로브 포인트 1위(1505), 평균타수 3위(69.536타), 톱10 피니시율 1위(86%), 그린적중률 1위(81.5%) 등 전 분야에서 펄펄 날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의 성공신화와 클럽 교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골프용품 전문가들마저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용품의 제조·피팅 기술 발달이 선수들의 미묘한 감성까지 만족시켰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용품 교체 후 빠르게 적응해낸 선수들이 경이롭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결과가 어찌됐든 이들의 성공신화는 침체된 국내 골프산업을 요동치게 했다. 이들의 후원사들은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잘 치면 내 탓이요, 안 맞으면 클럽 탓’으로 돌리는 얌체 골퍼도 많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클럽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