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참엔지니어링이 지난 30일 8시간의 신경전 끝에 오후 6시 주주총회가 시작됐다. 그러나 막상 표대결 현장에 한인수 회장은 없었으며, 최종욱 전 대표만이 자리를 지켰다. 이에 안건에 대한 표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최 전 대표가 승리했다.
양측이 지난 몇개월간 고소·고발전이 오가며 한치의 양보가 없었던 탓에 이번 표대결이 치열할 것이란 예상을 낳았으나, 실제 결과는 시시하게 끝난 것이다. 이에 한 회장이 왜 현장에 없었는지 그 배경이 주목을 끌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전날 오후 6시께 경기도 용인시 참엔지니어링 본사 4층 대회의실 주주총회장에는 한 회장과 최 전 대표 등 주요 임원진들이 모두 들어왔었다.
개회선언을 하기 전 사회자는 사측이 제안한 사안을 먼저 소개했다. 사회자는 “양측의 변호사가 합의 하에 방명록에 기재된 10시 정문 통과자에 한해서만 의결권을 인정하며 나머지는 사표 처리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에 변호사 측에서 서로가 합의한 사안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일부 주주들은 사전에 개의서에 방명록을 쓰지 않으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적혀있지 않아 사회자의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몇몇 주주들은 10시 전에 들어왔는데 방명록에 이름을 쓰지 않았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법정대리인으로 의장을 맡은 최종갑 변호사가 중재에 나섰다. 최 의장은 “방명록을 안 썼더라도 지금 현재 주총 현장에 있으면 의결권을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한 회장이 일어나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적극 반대했다. 결국 최 전 대표도 일어나 방명록 사안은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며 반발했고, 소액주주까지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한 회장이 이같은 사안을 주장한 이유는 왜일까. 이날 최 전 대표가 안건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표수는 906만8337주다. 그리고 이날 총 의결가능 주식수 중 참여 주식수는 1545만8026주다. 즉 주총장에 있던 최 전 대표 측 주식수가 이미 58.66%를 차지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를 한 회장도 감지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와 함께 8시간이나 지연되면서해 대다수의 주주 및 대리인이 이미 회의장을 떠난 상태였다.
결국 1시간 가량의 사투 끝에 한 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