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일본 요코하마고무와 맺은 전략적 제휴 가운데 하나인 상호 지분 취득과 관련한 지분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분 취득 규모는 10% 수준인 1000억원대로 알려지면서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박 회장의 자금 동원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요코하마고무 관계자는 “최근 금호타이어의 요청으로 자본 제휴 논의를 벌이고 있다”며 “현재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코하마고무 측은 자본 제휴 방식과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분 취득 규모는 최대 10% 수준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입장에선 금호타이어가 요코하마고무로부터 자본조달에 성공할 경우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요코하마고무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채권단의 지분이 낮아져 박 회장의 우호 지분이 확대되면서 지배구조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 입장에선 금호타이어의 현금성 자산과 매출 채권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한 후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방안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지주사가 금호산업에서 금호타이어로 바뀌게 되지만 자금 부담 없이 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금호타이어가 지주사로 전환되면 보유한 주식 가치가 상승해 손해는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이포트 등의 경영진이 잇따라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입한 것 역시 금호타이어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 지분은 현재 우리은행과 산은이 각각 14%, 13.5%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그룹 지배구조가 ‘금호타이어→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주사 형태를 갖추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등 경영이 상당부분 정상화된 상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매각이 마무리된 이후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호타이어 지분 역시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금호타이어 지분은 박 회장 2.7%,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 2.6%, 금호문화재단 2.8% 등 9.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