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에서 많이 생성돼 암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하는 ‘열충격단백질70(HSP70)’의 작용을 막아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항암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 이에 대한 효능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
연세대 화학과 신인재<사진> 교수팀은 HSP70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 ‘아폽토졸’을 개발, 세포 실험과 암 모델 생쥐 실험을 통해 이 물질이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와 함께 알려진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을 아폽토졸과 함께 암세포에 처리하면 항암효과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에 사람의 폐암과 결장암·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생쥐 모델에 2일에 한번씩 2주간 아폽토졸(4㎎/㎏)을 투여한 결과, 암 조직의 크기가 대조군보다 폐암은 61%, 결장암 65%, 자궁경부암은 68% 감소했다.
또 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생쥐에 같은 방식으로 아폽토졸과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함께 투여한 결과, 암 조직 크기가 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인재 교수는 “아폽토졸을 투여한 경우에는 체중 감소나 설사, 치료 관련 사망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는 아폽토졸이 기존 항암제 농도를 낮춰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효과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이 연구가 효능이 뛰어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셀(Cell)’을 발행하는 셀프레스의 화학·생물학 저널 ‘케미스트리&바이올로지’ 13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