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분쟁’ 2라운드… 때아닌 ‘관할 법원 논란’

입력 2015-03-13 15:41 수정 2015-03-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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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사장 ‘관할위반신청’에 검찰 ‘공소장변경허가신청’로 맞서

검찰과 LG전자 조성진<사진> 사장 측이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혐의 사건과 관련 관할 법원이 어디인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대립으로 이 사건은 조 사장의 세탁기 파손 혐의 여부에 앞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건은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자툰 슈티글리츠‘와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 진열된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LG전자 사장 일행이 파손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다.

LG전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제품 사용환경 테스트를 진행한 것일 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증거위조ㆍ명예훼손 등 혐의로 삼성전자를 맞고소한다. 그러나 검찰은 LG전자가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증거위조ㆍ은닉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조 사장을 비롯해 세탁기연구소장 조한기 상무, 홍보담당 전모 전무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LG전자가 낸 해명성 보도자료에 허위사실이 담겼다고 보고 조 사장과 전 전무에게 명예훼손ㆍ업무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이후 조 사장 측은 지난달 말 정병두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공존 등 판ㆍ검사 전관 변호사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지난 11일에는 본격적인 공판준비기일에 앞서 조 사장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유진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법에 관할위반신청서를 제출했다. 관할위반신청은 해당 법원에 관할권이 없음을 확인해 달라고 신청하는 절차다.

조 사장 등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 범죄지인 세탁기 파손 등의 장소가 독일 베를린으로 해외이고, 피고인들의 주거지 역시 경남 창원 또는 여의도 등지이므로 검사의 이 사건 공소제기는 관할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관할위반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LG전자가 공개한 CCTV 영상 캡처)

13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제519호법정.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조 사장의 사건 관할지가 서울중앙지법에 있음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제출했다.

검찰이 “세탁기 파손 사건 발생 이후 LG전자가 삼성 세탁기 자체의 하자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해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보도자료를 발송한 수신지가 서울 여의도 본사이기 때문에 해당 재판 관할권은 서울중앙지법에 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조 사장 측의 명예훼손 혐의를 보다 구체화해 관할지인 서울 소재의 기자들을 특정해 적시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겠다고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에 대해 조 사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 변경내용을 다시 검토해 봐야겠지만, 명예훼손이라는 행위는 추상적인 것이어서 그 결과가 발생한 지역이 관할지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판부는 관할지 변경과 관련한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서를 받아 검토한 뒤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 관할지를 변경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이달 2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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