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팩 사업 인수한 배경은?

입력 2015-02-2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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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밸류 체인 마지막 단계에 승부수… 연평균 24% 성장 부가가치 높아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Magna International)의 전기차용 배터리 팩(Pack) 사업을 인수한 배경에는 전기차 배터리시스템 일관 사업체제를 완성, 배터리 사업에서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셀 및 모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삼성SDI가 배터리 밸류 체인의 마지막 단계인 팩 사업에 대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제품 공급 형태에 따라 크게 셀, 모듈, 팩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기본 배터리를 셀이라고 부르고, 배터리 셀 십여개를 열과 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프레임에 넣은 단계를 배터리 모듈, 그리고 배터리 모듈 여러 개를 모아 BMS, 냉각장치 등을 추가한 것이 배터리 팩이다.

최근 들어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공급의 ‘모듈화’와 아웃소싱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형태도 셀, 모듈보다 팩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는 자체적으로 팩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외의 자동차 제조사는 기술력 부족으로 MSBS(Magna Steyr Battery Systems GmbH & Co OG) 같은 팩 전문 제조 개발회사로부터 위탁 공급받고 있다.

▲성SDI가 이번에 인수한 마그나 슈타이어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 사업 전담 자회사인 'Magna Steyr Battery Systems GmbH & Co OG' 의 오스트리아 공장 전경.(사진=삼성SDI)

삼성SDI의 MSBS 인수는 급변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MSBS는 대부분의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와 다양한 전기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는데, 이미 수주한 금액 규모가 수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MSBS의 수주 물량을 확보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수익성도 개선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셀 형태로 공급하는 것보다 팩으로 공급하는 것이 더욱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4년 약 210만 대 규모에서 2017년 470만대, 2020년 770만대로 연평균 2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밸류 체인 완성과 팩 사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를 인수했다”면서 “이번 인수를 계기로 완성차 업계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SDI 울산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임직원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삼성SDI)

한편, 이날 삼성SDI는 23일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의 전기차 배터리 팩 사업 전담 자회사인 MSBS의 지분을 100%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오는 4월1일자로 MSBS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회사 운영과 관련해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대폭 부여, 본사가 철저히 지원하되 기존 사업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MSBS의 로버트 샤퍼낵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이달 초 삼성SDI를 방문, 본사 및 사업장을 견학한 뒤 조남성 삼성SDI 사장과 통합 이후 사업운영 전략에 대해 심도 깊은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MSBS 운영에 대해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세계 최고의 팩 전문 제조 개발회사로 초격차를 실현하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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