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설 연휴 이후 릴레이 주총에 돌입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다음달 13일, 20일, 27일에 각각 주주총회를 열어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해 주주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올해 사업 계획을 공유한다.
특히 다음달 13일은 재계 순위 1, 2위인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을 비롯해 포스코, LG상사,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총이 대거 몰린 이른 바 ‘슈퍼 주총데이’로 꼽힌다.
올해 주총에서는 각 기업이 펼치고 있는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평가와 임기 만료된 대표이사 재선임,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론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자사주 매입, 배당금 확대 등 최근의 주주친화 기조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이 개진될 예정이다. 더불어 3년 임기가 다한 권오현 부회장의 대표이사 및 2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이 상정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 이사 보수한도를 지난해 보다 18.8% 줄어든 390억원으로 책정해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는 3년 단위로 분할 지급되는 장기성과보수가 18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현대차는 임기가 끝나는 윤갑한 사장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고가 매입한데 따른 문제 제기 가능성도 나온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한 해를 보낸 대기업들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이 중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냈다. 재계는 그러나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 등 작년 하반기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현 경영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 주주들이 큰 관심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화제가 된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27일 주총을 연다. 넥슨은 최근 엔씨소프트에 보낸 주주제안서를 통해 추가 이사 선임안 사전 공유, 실질 주주명부 및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악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주주들의 이익이 감소된 기업이 많은 만큼 올해 주총 시즌에는 배당금에 대한 얘기가 다양하게 거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