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농협금융지주가 명실공히 4대 금융그룹으로서 달라진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STX 충격에서 허덕이던 실적이 회복세를 보여 정상화를 넘어 본격적인 수익 창출 궤도에 올라섰다. 임 회장이 취임 이후 도입한 성과주의 문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은 10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이 7685억원으로 전년보다 162.3% 급증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 3315억원을 합치면 순이익은 1조166억원에 이른다.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 인수와 관련한 특별이익과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동반 성장, 신용손실충당금 감소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농협금융의 빠른 변화의 배경에는 임 회장의 '성과주의 문화' 도입이 있다. 임회장은 농협금융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영업력을 끌어 올렸다. 농협금융 한 직원은“그 동안 현실에 안주하려는 문화가 팽배했다”면서“성과주의로 인해 실적 개선을 이루는 것을 보니‘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개혁반장' 임 회장의 강한 추진력이 농협 체질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다.
체질 개선의 효과는 주력 계열사 농협은행의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301억원, 명칭사용료 부담 전 기준으로는 5519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612억원 적자에서 78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자산 건전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2%로 전년말보다 0.35%포인트 낮아졌다. 연체율은 1.02%에서 0.77%로 하락했다.
임 회장의 다음 목표는 '자산운용의 명가'로의 도약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농협금융이 200조원의 자산운용사로 거듭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국내 금융지주 중 최초로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를 도입했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와 업무 협약을 통해 자산운용 경쟁력을 제고도 꾀했다.
이 밖에도 임 회장은 농협투자증권(전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증권부문을 강화하고, 금융권 최초의 은행·증권사 복합점포로 업계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