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2010년 4월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스마트폰과 거의 기능이 비슷한데 팔리겠냐는 냉담한 반응이 무색하게도 태블릿은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4년 만에 태블릿이 벌써 쇠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태블릿 출하량이 7610만대로 전년보다 3.2% 감소했다고 발표했지요.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7830만대로 1% 늘었다고 추산했지만 두자릿수를 기록하던 태블릿의 성장세가 꺾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10월 기사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태블릿을 사지 않는 이유 5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아무도 태블릿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른다 △패블릿이야말로 소비자가 원하던 최적의 기기 △구매 주기가 TV처럼 길어지고 있다 △ 앱이 충분하지 않다 △애플과 경쟁할 상대가 없다 등입니다.
정말 태블릿의 몰락을 간단 명료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애플이 대형화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내놓자마자 태블릿 판매가 줄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인터넷 검색, 앱 이용, 영화와 책 감상 등 태블릿이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애플에 충성하는 소비자들은 아이폰6 출현으로 대형화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태블릿이 넷북과 카메라처럼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위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태블릿이 살아날 길은 분명히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혁신이 동반돼야 하겠지만요.
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통해 꿈꿨던 것은 교육혁명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교과서와 문제집을 무겁게 들고다닐 필요 없이 태블릿 하나 만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태블릿을 가장 많이 쓰는 직업 중에 의사도 꼽히고 있습니다. 차트 대신에 태블릿을 들고 다니며 진찰에 요긴하게 쓰는 것이지요.
태블릿의 몰락을 막으려면 용도를 확실히 정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