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부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종전의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구리) 국회의원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31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그린벨트 해제 결정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고,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요청에 따라 입장을 밝혀왔을 뿐”이라며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해 9월 구리시장과의 면담때 밝혔던 기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월드디자인시티는 구리시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그린벨트인 토평·교문·수택동 172만1000㎡에 추진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다. 구리시는 디자인센터 상설전시장, 엑스포 시설, 상업시설·주택단지 등을 포함한 아시아 최고의 디자인 국제도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상수원 오염 등을 이유로 이 프로젝트를 반대하고 있다. 구리시가 서울·인천지역 취수용 상수원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월드디자인시티에서 한강 하류쪽으로 7.3㎞짜리 관로를 설치하고, 첨단공법으로 처리된 하수를 방류하는 대책을 마련, 설득에 나섰지만 서울시는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이 일대 그린벨트 해제 안건이 6차례 상정됐지만 그때마다 서울시의 반대로 자료 보완을 요구받거나 아예 연기됐다. 이에 반발한 구리지역 시민단체인 월드디자인시티(GWDC) 추진 범시민연대는 지난 22일 박 시장을 성토하며 무기한 투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지역구인 구리 시민의 반발이 커지자 박 시장을 만나 상생 협력 방안을 마련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윤 의원은 “박 시장이 ‘상수원 보호 문제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지만 구리시민의 의견을 들었으니 앞으로 여러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다음 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차관을 차례로 만나 월드디자인시티 사업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한편 구리시장이 제안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3자 회담과 관련 서울시는 30일 회담에 대한 언급없이 한강수질보전 대책 전담반에 중앙부처가 나오면 참여하겠다는 의견만 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