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소재에 위치한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쌍용차 신차 티볼리 시승 행사에서 “3월 예정된 쌍용차 주주총회 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쌍용차로서는 이제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는 중대한 시기라 좀 더 젊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인물이 와서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5000명 넘는 회사를 이끄는 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압박감이 상당하다”며 “이미 재작년 연임할 때부터 마힌드라 회장에게 올해는 대표이사직에서 반드시 물러날 것임을 누차 이야기했고, 마힌드라 회장도 이에 수긍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2009년 2월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며 쌍용차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가 사장으로 취임한지 3개월이 되던해 이른바 쌍용차 사태라고 불리는 쌍용차 노동자의 평택공장 점거 농성이 시작됐다. 업무를 파악하기도 전에 시대의 상처를 제일 가까이서 겪은 이 사장은 취임 후 줄곧 노사 화해와 공장 정상화에 힘썼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에 의해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뒤 현재까지 쌍용차를 이끌어왔다.
임기 내내 힘을 쏟았던 노사 문제는 임기 말미에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쌍용차 노사는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6년 넘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문제를 대화로 풀기로 약속했다. 쌍용차와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평택 공장서 비공개 3자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굴뚝 농성 중단 등 쌍용차 정상화 △26명 희상자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4대 의제를 확정했다. 쌍용차 노사는 이들 과제 해결을 위한 실무교섭을 최대한 빨리 진행키로 했다. 이날 만남은 2009년 8월 6일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적자 규모를 꾸준히 줄이며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는 데다가, 4년만에 출시한 티볼리의 안정적인 안착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이 사장의 연임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퇴진을 선택했다.
다만 이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회사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용퇴후 고문이나 이사회 의장 등 또 다른 직책을 맡아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유일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쌍용차의 미국 진출 등 글로벌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