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책사업 등 공공발주 공사에서 1개 공사를 여러 공구로 쪼갠 뒤 기업별로 1개 공구만 수주할 수 있게 한 '1사 1공구제'가 사라진다. 입찰방식도 담합을 야기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최저가낙찰제에서 종합심사낙찰제로 개편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설산업 입찰담합 예방 및 시장 불확실성 완화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공공공사에서 특정업체에 편중 낙찰, 부실시공을 막으려 도입한 1사 1공구제가 이날부터 전면 폐지된다. 단일사업의 공사구역을 여러 개로 분할해 발주하면서 1개 건설사가 1개 공구만 수주하도록 한 것이다. 준공기일을 당기는 한편 특정 회사에 일감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건설사들의 경쟁을 제한해 담합을 유도하는 역효과가 지적돼 왔다.
내년부터는 공공공사 입찰 방식도 최저가 낙찰제에서 종합심사 낙찰제로 바뀐다.
최저가 낙찰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사이에 지나친 저가 경쟁구도를 만들어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담함을 선택하도록 유인하는 원인으로 꼽혀왔다. 종합심사 낙찰제는 가격뿐 아니라 시공실적·기술자경력 등 공사수행능력과 고용·공정거래·건설안전 실적 등 사회적 책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공공공사 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기존 계약단가만을 기초로 하던 '실적공사비 제도'도 개편한다. 계약단가뿐 아니라 시공단가, 입찰단가 등 다양한 시장가격을 반영하게 된다. 이 제도는 올해 7월 시행 예정이다.
입찰담합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마무리된 공사에 대해 공정위·경찰·검찰 등이 사후적으로 임찰담합 여부를 조사해 처벌하는 식이지만 앞으로는 주요 발주기관에 '입찰담합 징후 감지시스템'을 구축해 사전 예방 장치를 마련한다. 입찰담합에 가담한 건설사 임직원에 대한 처벌조항의 벌금액수도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올린다.
또 국내 공공공사에서 입찰 담합으로 적발돼 제재를 받은 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 수주에서 불이익 받는 일이 없도록 지원한다. 해외 발주처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현지 공관의 주재관이 직접 발주처를 방문하고 대형 사업의 경우 정부 고위급 수주 지원단이나 외교 채널을 최대한 동원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