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국세청을 상대로 한 4000억원 법인세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순이익 증가로 KB금융의 '2조클럽' 가입 가능성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2008년 당시 부행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명예도 10년만에 회복됐다. 겹경사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 국세청이 4420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하자 이에 불복하고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과 2심에 이어 이날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했다.
법인세가 환급되면 1분기 KB금융 순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6688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법인세 4000억원이 계상되면 KB금융의 순이익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조클럽 가입과 동시에 신한지주(2조 2389억원)를 바짝 뒤쫓게 되는 것이다.
이번 승소는 '리딩뱅크' 탈환을 진행중인 윤 회장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10년 전 법인세 추징당시 윤 회장은 국민은행 부행장으로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3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다. 이에 그는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자진 사퇴했다.
10년전 중징계는 지난해 회장 경선과정에서 당시 유력 후보였던 윤 회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이번 승소로 윤 회장의 명예가 완전히 회복되면서 '리딩뱅크'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의 명예회복과 함께 KB금융의 올해 순이익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