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이 노조와 직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1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의 사무기술직 직원들은 별도의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노조 설립 배경은 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이상 15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에도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더 이상 희망퇴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권 사장이 지난해 새로 취임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새로 꺼낸 든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사내에서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최소 500여명의 인력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관리자급의 권유와 설득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14일 플랜트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를 통합하기로 한 것도 인력 구조조정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막대한 적자를 유발하고 있는 플랜트 사업의 축소와 함께 이 부문의 인력도 대거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저가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사우스 등 현재 진행 중인 플랜트 공사의 적자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경쟁력이 갖춰질 때까지 플랜트 공사의 수주를 그만두기로 했다. 사실상 플랜트 사업을 포기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조2273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는 않고 있다”며 “인력 조정과 관련한 계획은 외부에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