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2년간 명실상부 한국의 제1수출국이다. 여기에 한·중 관계가 더 긴밀해지면서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비중이 최근에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 일본, 유럽연합을 합한 것과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14일 한국은행 및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5731억 달러 가운데 중국에 수출한 금액은 1453억4000만 달러로 25.4%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12.3%), 일본(5.6%), 유럽연합(9.0%) 수출 비중을 합한 26.9%와 1.5%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2013년에는 중국의 수출 비중이 26.1%를 기록, 미국·일본·유럽연합을 합한 26.0%보다 많았다.
중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9.5%로 10%도 되지 않았으나 꾸준히 증가해 2003년(18.1%)에는 미국(17.7%)을 제치고 한국의 제1수출국이 됐다. 중국의 수출 비중은 그 뒤로도 오르막길을 걸어 2013년에는 26.1%로 정점을 찍었다. 다만 작년에는 중국 경제 둔화와 미국 경기 회복세로 전년 비 0.7%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62.4%였으나 하락세를 띠면서 작년(26.9%)에는 반토막이 났다. 15년 동안의 세 국가별 비중은 미국(20.5→12.3%), 일본(11.0→5.6%), 유럽연합(30.9→9.0%)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김승원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서 중간재 성격의 부품과 소재를 수입해 한국과 분업생산을 확대해 온 반면 선진국인 미국, 일본, 유럽연합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단순 가공 조립에서 고부가가치의 생산 형태로 산업구조를 바꿔나가면서 대 중국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한국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과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분업생산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우리가 잘하는 분야의 상당 부문을 중국이 앞서고, 우리가 못하는 분야도 중국이 잘하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중국과의 격차가 줄고 있다”며 “우리가 경쟁우위를 유지하지 않으면 중국 수출이 지금처럼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