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과 설득에 관한 이론과 실천적 조언을 담고있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박성희 교수의 책 ‘아규멘테이션’이 출간됐다.
이 책은 ‘논쟁(아규멘테이션)’이라는 것이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합의를 위한 ‘변증법적 소통’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 본격적인 수사학 이론서이자 커뮤니케이션 연구서다.
서양 수사학의 관점에서 논쟁의 개념과 다양한 기법, 설득과 토론의 이론적 배경 등을 소개하고 갈등의 유형과 분쟁의 구성 요소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서양 수사학에 기초한 변증법적 소통으로 조명하고 상호 합의와 타협의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론과 논쟁을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는 일반 실용서와 구분된다.
각종 논란과 갈등 속에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관념적 장소, 이른바 접점(stasis)이 존재한다. 그 지점에서 만난 당사자가 어떻게 서로를 탐색하며 어떤 규칙에 따라 대화를 하느냐에 따라 논란은 불신과 불통을 낳기도 하고, 이해와 타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저자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그 관념적 장소를 찾아내어 서로를 탐색하고 규칙에 따라 대화함으로써 갈등에 내재한 긍정의 에너지를 이끌어 낼 것을 주문한다. 논란 속의 이항 대립적 요소를 긍정적으로 선순환시킬 때 갈등은 비로소 사회 변화를 이끄는 발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먼저 소통의 사회적 기능을 논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제 1부 ‘말과 세상’에서는 말의 사회성에 대한 조명과 함께 수사학의 기원을 알아보고 수사학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의 논쟁의 위치를 살펴본다. 제 2부 ‘주장과 설득의 시대’에서는 갈등을 해소하는 기제로서의 논쟁의 개념에 주목하여 논쟁의 정의와 목적, 기능, 역사, 규칙과 윤리, 갈등의 사회적 함의와 청중의 중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다. 제 3부 ‘논란의 해부학’에서는 논란의 구성요소들을 고찰한다. 또한 생산적인 논쟁을 가능하게 하는 중심 질문의 역할, 청중과의 교감과 설득의 기본 조건인 전제의 역할, 논쟁의 필수 구성 요소로서의 증거에 대해 살펴본다. 제 4부 ‘논증 구조와 논쟁의 형식’에서는 귀납과 연역 등의 논증 구조를 비교해서 검토하고 이에 기초한 다양한 논쟁의 형식을 설명한다. 제 5부 ‘논쟁과 증거’에서는 논쟁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증거의 정의와 종류, 증거를 감별하는 방법 등을 다룬다. 제 6부 ‘논쟁의 기술’에서는 논쟁에서 언어 사용의 중요성, 퍼블릭 스피치 방법과 디베이트의 실제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제 7부 ‘논리적 오류’에서는 다양한 논리적 오류의 유형과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 박성희 교수는 미국 칼럼비아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서학위,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저널리즘과 수사학, 여론과 미디어 등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 미디어 인터뷰’(2013)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