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수ㆍ합병(M&A)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는 프런티어인베스트, 한화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공동 GP로 한토신(이하 한토신)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 보고펀드가 한토신 지분 인수를 위한 펀드 자금 중 50%를 마련하고 의결권, 이사 선임 등의 권리도 절반을 갖기로 했다.
이는 보고펀드가 먼저 프런티어인베스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 프런티어인베스트가 설립한 PEF 파이어니어는 지난 8월 한토신 2대 주주인 아이스텀이 보유한 지분 31.42%를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KKR의 우회 인수 논란이 불거지면서 계약이 취소될 상황에 처하자 보고펀드가 나선 것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보고펀드는 최근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한토신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고펀드는 펀드 자금의 절반을 모집하는 대신 경영과 관련된 권리 절반을 요구했다. 이에 프런티어인베스트는 보고펀드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난관에 부딪치자 보고펀드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보고펀드측은 한토신 인수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P인 KKR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되려면 에쿼티 비중이 30%를 넘고 펀드 운영에 관여해야 한다. 보고펀드가 들어오면서 KKR이 GP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이스텀파트너스와 계약 연장, 주당 지분 인수 가격,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현재 아이스텀측에서 주당 인수 가격을 더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펀드 구조가 바뀌었지만 금융당국이 쉽게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KKR측의 비중이 30%가 넘기 때문에 정관 등 GP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다는 것이 증명되야 한다”라며 “여전히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된 본질적인 이슈는 남아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펀드는 200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PEF이다.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이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과 은행 매각을 담당하다 ‘외국 자본에 대항하는 토종 펀드’를 목표로 세웠다. 리먼브라더스 한국 대표를 맡고 있던 이재우 대표도 이 때 합류했다. 보고펀드는 노비타, 아이리버, BKR 등의 투자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으나 LG실트론 사태로 이재우 대표 중심의 1호 펀드와 박병무 대표 등을 중심으로 한 2호 펀드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