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기술이 융합한 전자결제 시스템 ‘핀테크’는 올 한해 ICT 업계와 금융계의 최대 화두였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은 255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했다. 2014~2016년 연평균 34%의 초고속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이베이의 ‘페이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애플의 ‘애플페이’, 구글의 ‘구글웰렛’ 등이 전 세계 금융업계와 유통업계에서 핀테크에 대한 지배력을 넓혀 나갈 때, 우리나라는 갈라파고스적 금융보안 정책에 손발이 꽁꽁 묶여 소위 ‘물’만 먹고 있었다.
해외 업체의 국내 공습이 본격화할 즈음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를 선보이며 국내시장 주도권을 어느 정도 지켜냈다.
정부 역시 나름대로 규제개선을 마련하며 대응에 나섰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티브X’를 몰아냈고, 특히 금융당국이 결제대행사(PG사)들이 카드사의 정보를 직접 저장·활용 수 있도록 길을 터줘 간편결제를 페이팔 수준으로 높였다.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어떤 기기에서든 해당 PG사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등록돼 있으면 간편결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핀테크 열풍은 온라인 상거래를 넘어 오프라인 거래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스마트폰 안에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정보를 미리 저장해 두면 스마트폰만으로 오프라인에서 결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신금융협회가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PG사 기준을 자기자본 400억원 이상, 순부채 비율 200% 이하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를 위한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