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전 종정 법전(法傳) 스님이 23일 입적했다. 세수 90세, 법랍 73세.
스님 법구는 해인사로 이송했다고 도림사 측은 밝혔다.
법전 스님은 어린 시절 서당에서 한문을 익혔고 14세 때 전남 장성 백양사 청류암으로 출가했다. 17세 때 영광 불갑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이후 성철스님을 받들며 수행했다. 동화사 금당선원에서 정진하면서 파계사(동화사 말사) 성전암의 스승 성철스님에게서 인가를 받았다.
법전 스님의 별호는 ‘절구통 수좌’였다. 한 번 참선에 들어가면 구들장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스님은 조계종 종정과 해인사 방장을 지낸 성철(1912∼1993), 혜암 스님(1920∼2001)의 뒤를 잇는 대표적 선승(禪僧)이었다. 왜색 불교로 피폐해진 한국 불교의 정신을 되살린 봉암사 결사(1947∼1950년)에 참여한 마지막 수행자의 한 명이기도 했다.
법전 스님은 종단이 어렵던 1981년 중앙종회의장, 1982년 총무원장을 잠시 맡았지만 평생 참선하는 수행자로 살아왔다. 1996년 해인사 방장으로 추대된 스님은 2002년 혜암 스님이 입적하자 조계종 11대 종정에 추대됐다.
또 2009년 자서전 '누구없는가'를 출간해 스님의 진솔한 삶과 수행흔적을 세인들에게 보여줬다.
법전스님은 임종게(臨終偈)로 '산빛과 물소리가 그대로 실상을 펼친 것인데 부질없이 사방으로 서래의를 구하려 하는구나(중략)'라고 남겼다.
분향소는 해인사 보경당과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다. 법전스님 영결식과 다비식은 27일 오전 11시 해인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