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에 비해 0.1% 포인트 하락한 2.6%로 집계, 2002년 2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5월 2.9%에서 2.8%로 떨어진 후 줄곳 2.8%를 유지하다가 10월 2.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어 두 달 만인 12월에 또 다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좀처럼 변하지 않는 특성을 띠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내림세는 더 뚜렷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 평균 추이를 보면 2011년 4.0%, 2012년 3.7%, 2013년 3.0%으로 꾸준히 저점을 낮췄고, 올해도 2.75%로 내려갔다.
이러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의 하락은 실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칫하면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해 중장기적 물가기조를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지난 11월 전년 동월비 1.6%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1.5%) 이후 1년 3개월내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농산물 가격과 유가 안정 등 공급측 원인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요 부진이 저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소비자물가를 보면 11월까지 25개월째 1%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 범위(2.5∼3.5%)을 오랜 기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1.0%를 기록해 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담배세 인상 효과를 제외할 경우 0%대에 머물 전망”이라며 “저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9월 이후 1년 3개월내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지난 8∼9월 107로 올라섰다가 10월부터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