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당, 조기 총선서 압승…아베노믹스·우경화 속도 낸다

입력 2014-12-15 09:03 수정 2014-12-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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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결과, 증시에 호재·엔저 가속화할 듯

일본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는 물론 그의 정책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15일 NHK방송의 최종 집계결과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전체 의석 475석 가운데 290석을, 공명당은 35석을 각각 얻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아베 총리는 당적인 차원에서는 절대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아베 총리가 집권하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독 과반(238석)을 달성했으며 연립여당으로는 3분의 2(317석)가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3분의2’는 단순화 과반의석을 넘어 절대적인 의미에서 막강한 권력으로 통한다. 3분의 2 이상 의석 확보시 헌법 개정 발의, 참의원(상원) 부결 법안의 재의결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명분 없는 국회 해산이라는 비판 속에 치른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총리는 총리직 유지는 물론, 총 임기 5년 이상의 장기 집권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앞서 지난 4월 단행한 소비세율 인상 여파로 일본 경제가 3분기에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확인되자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정치자금 의혹 등에 의한 각료 2명의 불명예 낙마를 계기로 야당의 공세가 거세졌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당초 내년 10월로 예정됐던 소비세율 인상(8→10%)을 1년 6개월 연장하는 결정과 함께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치렀다.

그러나 이번 여당의 압승이 아베 정권의 재신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일본 교도통신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아베노믹스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의견이 52%였다. 이는 지지한다는 의견(37%)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투표율이 전후 최저인 52%대를 기록한 것도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 선택을 포기한 유권자들이 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거 결과 압승으로 아베 총리가 그간 추진해왔던 아베노믹스는 물론 우경화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아베 정권의 압승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한편 엔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가 양적완화 중심의 경제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전날 밤 후지TV와 회견에서 “현 정책을 고수하면 경기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총리의 재집권으로 엔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증시의 강세장에도 일본 경제는 오히려 침체에 빠진 상황을 보듯 아베 총리가 구조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아베노믹스는 다시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세가와 야스치카 일본 경영자단체연합회장은 “개혁 가속화를 기대한다”면서 “경기 회복을 겨냥한 세 개의 화살도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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