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30% 달성’, ‘기술금융 1위’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년만에 이룬 성과다. 유리천장으로 꽉막힌 금융권에서 최초 여성 은행장 자리에 오른 그는 영업·전략·리더십의 완벽한 하모니를 그려내며 창조경제 리딩뱅크 최고경영자(CEO)로 거듭나고 있다.
“인내와 단호함으로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매화(梅花)’처럼 거대한 변화에 당당히 맞설 것”이란 권 행장의 취임 일성이 벌써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권 행장의 역량이 가장 집중되고 있는 곳은 기술금융 부분이다. 기업은행의 지난 11월 말 기술금융 대출 건수는 2672건에 달한다. 금액만 1조2501억원이다. 중소기업 전담은행으로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기·벤처기업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일단 권 행장은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평가 전문인력를 확대했다. 전기, 전자, 기계, 자동차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술전문가 11명을 채용했다. 중소기업 여신 전문심사역도 국내 은행권 최대 규모인 624명을 육성·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의 여신 및 투자 심사시 기술평가를 의무화하고 지식재산(IP)금융 활성화를 위한 대출 및 투자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권 행장은 해외진출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영업중인 중소기업을 현지에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월 중국 베이징분행을 개점하며 중국에 15개 영업망을 구축했다. 인도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권 행장은 중국, 베트남에 이어 국내기업 최다 진출국인 인도네시아와 중소기업 진출 활발한 캄보디아에도 올해 중 사무소 개설할 계획이다.
권 행장의 리더십은 실적으로 나타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기업은행 추정 순이익(8일 기준)은 1조672억4600만원이다. 전년(8542억원) 대비 24.94%나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경기부양책 일부로써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 독려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실적 개선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영업기반에서 업계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모뉴엘 사태에서 보듯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능력을 키우는 것은 권 행장의 숙제다. 기업은행은 모뉴엘에게 업계에서 가장 많은 1500억원을 대출해줬다. ‘원샷 인사(부행장부터 부서장 등까지 한번에 인사)’에서 새어나오는 잡음도 신경써야할 대목이다. 최고경영자로서 낙하산·관피아를 차단하고 소신있는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