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들의 실적과 무관한 이슈들이 많았던 만큼 당연히 조직 안정이 우선이라는 신 회장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나 다음 주 쯤이면 나올 줄 알았던 임원 인사는 이달 말로 연기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막상 인사를 시행하려다 보니 조직 내부의 안정도 중요하지만, 인사의 기본인 실적에 따른 ‘신상필벌’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 롯데그룹의 전 계열사는 성장률 둔화에 신음했습니다. 롯데면세점과 롯데칠성(롯데주류), 롯데리아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들의 성적표가 기대 이하입니다. 특히 신동빈 회장 취임 이후 몸집을 불려왔던 유통과 화학부문의 실적은 거의 바닥 수준이며, 역점을 뒀던 글로벌 사업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신 회장이 최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수익 위주의 경영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가 조직에 생동감을 불어놓고 주력 사업을 뚝심있게 밀어 부치려면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재계 순위 5위로 성장한 만큼 그룹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파격적인 인사가 절실하다는 의미입니다.
롯데그룹의 인사가 늦춰지는 이유로 신 회장이 ‘조직안정’과 ‘대대적 물갈이’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동빈 회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안정과 변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요? 이번 인사에서 신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