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큰 손’으로 통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번에는 동남아시아 모바일 택시 예약서비스 투자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동아시아에서 보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에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택시예약 앱 ‘그랩택시’에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손 회장은 그랩앱의 최고액 투자자가 됐다. 그랩택시는 이번 투자금을 해외 진출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랩앱은 ‘동남아의 우버’라고 불릴정도로 인기가 높은 앱이다. 우버가 차량공유를 위한 것이라면, 그랩택시는 기존의 영업택시와 손님을 이어주는 하나의 ‘다리’역할을 하는 서비스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공통적으로 택시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들다. 이 점을 간파한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출신인 앤서니 탄이 만든 것이 바로 그랩택시다. 이 앱은 현재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10월 말 인도의 IT 기업 두 곳에 거액을 베팅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알리바바 투자 대박을 거둔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인도에서도 인터넷 사업 육성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스냅딜(Snapdeal)에 6억2700만 달러를, 모바일 업체인 ANI테크놀로지에는 기존 주주와 함께 2억1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최근 뉴욕증시 기업공개(IPO) 대박을 터뜨린 알리바바그룹 홀딩의 최대 주주다.
이번 투자를 통해 손 회장은 일본의 야후 재팬, 미국 3위 통신업체 스프린트,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인도 스냅딜, 동남아 대표 택시앱 그랩택시까지 4개국의 ‘알짜’기업 주요주주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손 회장은 인수를 통해 이들 기업의 네트워크가 시너지 효과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