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파트 매매시장은 가격 상승 잠재력이 있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대출제도와 금리인하로 금융 부담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임대차시장의 불안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성장이라는 거시경제적 불안 요인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실질적인 가계소득 증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제한적 범위 안에서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
또한 전세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이 지속되면서 전세물건 부족과 가격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에는 서울 강남4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예정지가 많아 이주 수요에 따른 불안 요소도 문제로 꼽힌다.
◇올해 부동산 규제완화, ‘일단 긍정적’… 지속력 아쉬워 = 2014년 부동산시장을 되돌아 보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그 효과로 4년 동안 약세를 나타내던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 반전한 해였다. 서울 2.03%, 경기 1.77%, 인천 1.93% 올랐다.
올해부터 적용된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에 이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추진까지 발표되면서 거래량과 매매가격 모두 회복세를 나타냈다.
연초 호조세를 보이던 수도권시장이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로 잠시 냉각되며 세금부담과 임대소득 노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지만 7·24 경제정책 방향과 9·1부동산 대책으로 하반기 수도권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1월 들어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시장을 이끌던 재건축 아파트는 예측 불가능한 추가분담금에 대한 불안감과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또는 유예연장), 재건축 조합원 다주택 공급의 후속입법 등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수요가 많고, 실수요자 역시 단기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추격 매수에 적극적이기보다는 시세보다 싼 급매물 위주의 거래로 가격 상승이 견고하지는 않다.
지방아파트는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 호조세를 보였다. 그중 대구는 2014년 한해 동안 10% 가까이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단기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상승세가 나타났다. 금리하락 등으로 임대인의 월세 선호가 이어지며 월세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전세는 신규매물 출시가 줄면서 2014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45% 상승했다.
◇2015년 전셋값 상승 지속, 매매가격 회복세 기대 = 2014년 아파트 매매시장은 잇따른 정부규제 완화로 주택시장 정상화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2015년은 제도적 기반을 발판으로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거안정 필요성에 따라 매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정부 정책 가운데 ‘디딤돌론’과 같은 저리 대출을 활용하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투자자까지 수요층이 확대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기 조정을 경험한 시장이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단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무리한 대출은 결국 이자부담으로 돌아와 시세차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투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기대한 투자수요자라도 최근 반전세(보증부월세)와 월세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실제 임대수익률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4년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5.82%(11월 기준)로 2013년(6.19%)과 비교해 0.37%p낮아졌다. 이에 따라 장기투자, 여유자금을 활용한 투자수요로 위험성을 낮춘 전략적인 수요가 필요하다고 부동산전문가는 조언했다.
◇내년 새 아파트 입주량 올해와 비슷… 국지적 변수가 문제 = 2015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국 24만6923가구로 2014년(25만8352가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입주물량 차이가 있어 국지적 지역변수로 작용할 요인이 크다.
수도권은 △경기 7만221가구(전년 대비 38%↑) △서울 2만174가구(전년 대비 45%↓) △인천 1만1679가구(전년 대비 12%↑) 순으로 2015년 입주물량이 잡혀 있다. 서울은 2015년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재건축발 전세시장의 불안 요소까지 안고 있어 세입자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 개포지구, 강동 고덕지구, 서초 신반포 등 재건축 단지는 사업 단계별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경기는 하남시, 수원시 등 남부권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늘며 임대차 시장의 완충재 역할이 기대된다.
2014년 ‘10월 국내 인구이동’ 조사 결과를 보면 9월달 국내 이동자 수는 6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6%, 3만2000명(5.1%)이 증가했다.
시도별 인구이동을 보면 순이동(전입-전출)은 서울 -9122명, 경기 2288명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전세가율이 곳에 따라 70%를 웃돌자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고 새 아파트가 많은 서울 인근 경기지역으로 주거지를 넓히고 있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리서치팀장은 “2015년에도 서울은 신규 입주물량 감소와 수요증가로 불안이 예고되는 가운데 경기지역에서 늘어난 입주물량은 세입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대구와 경북,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이 늘며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별로는 △부산 1만9873가구 △경남 1만8171가구 △세종1만7069가구 △대구 1만3294가구 △경북 1만2531가구 △충남 1만1445가구 △전남 9895가구 △울산 9320가구 △전북 8624가구 △충북 8238가구 △강원 5490가구 △광주 5122가구 △대전 3678가구 △제주 2099가구가 내년 입주 예정이다.
내년에는 지방의 공급물량이 늘어나 매매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투자 시 지역별 공급량과 주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는 강조했다.
김 팀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조정기를 거치는 동안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으로 해당지역의 공급량을 우선 파악해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