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22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동력을 잃은 강남재건축 시장의 약세가 서울 아파트값을 마이너스로 만들었다. 9.1대책에서 재건축 허용 연한 단축방안이 발표되면서 이슈지역으로 떠올랐던 양천, 노원 등지도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둔화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재건축은 -0.10%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하락했고 일반아파트(0.01%)는 16주 연속 상승했지만 오름폭은 둔화됐다. 신도시(0.00%)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갔고 경기·인천(0.01%)도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서울은 송파(-0.07%), 광진(-0.05%), 강남(-0.04%), 강동(-0.02%), 마포(-0.02%)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송파는 잠실동 주공5단지, 가락동 우성1차 등이 이번 주 250만원~1500만원 내렸다. 11월 들어 매수문의가 급감하자 매물가격이 하락했다. 광진은 광장동 광장자이, 한양 등 중대형 아파트값이 2500만원~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은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가 250만원~1250만원 정도 일제히 가격조정을 보였다. 매수문의 감소로 거래가 줄어들자 일부 매도자들이 거래를 위해 매물 가격을 낮췄다. 한편 오는 30일 관리처분인가 총회가 예정된 주공2단지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반면 금천(0.09%), 중구(0.06%), 노원(0.04%), 서대문(0.04%), 종로(0.03%)는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중소형면적 위주로 실입주 매매문의가 이어진 영향이다. 금천은 독산동 주공14단지, 한신이 250만원~500만원 가량 올랐다. 중구는 남산타운이 500만원 정도 올랐다. 노원은 상계동 주공10단지(고층), 중계동 라이프, 신동아, 청구2차 등이 250만원~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신도시는 김포한강(0.02%)과 분당(0.01%)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저가물건이 팔리면서 한강신도시 장기동 고창마을KCC스위첸이 100만원 가량 올랐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효자대우·대창, 야탑동 장미현대가 500만원 가량 올랐다. 판교(-0.03%), 일산(-0.01%)은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올랐던 가격이 소폭 떨어졌다. 판교신도시는 백현동 백현마을5단지, 백현마을6단지 등이 500만원 내렸다. 일산신도시는 장항동 호수4단지롯데, 호수4단지롯데 등이 500만원 가량 내렸다.
경기·인천은 안산(0.05%), 의왕(0.04%), 군포(0.04%), 이천(0.04%), 광명(0.03%), 성남(0.03%) 순으로 상승했다. 안산은 고잔동 고잔4차푸르지오, 월피동 한양1차 등이 100만원~1000가량 올랐다. 신안산선 개발을 기대한 투자 수요와 전세입자의 매매전환 수요가 더해진 영향이다.
전세시장은 지역별 수급에 따라 국지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은 이번 주 0.10% 상승했다. 재건축 이주수요와 겨울방학을 준비하는 이른 수요가 더해지면서 양천, 강남, 서초 등지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컸다. 신도시(0.01%)와 경기·인천(0.04%)도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양천구(0.28%), 중랑구(0.27%), 강남구(0.24%), 서초구(0.22%), 광진구(0.15%), 성북구(0.13%), 영등포구(0.13%)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양천은 목동 목동신시가지1단지, 목동신시가지7단지, 신정동 목동현대 등이 500만원~3000만원 가량 올랐다. 물건이 워낙 귀해 간혹 한 두건 거래될 때마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중랑은 전세문의가 꾸준하지만 물건이 없어 거래가 어렵다. 면목동 두산4·5차, 묵동 자이 등이 500만원~1000만원 가량 올랐다. 서초는 서초동 삼풍, 아크로비스타 등이 1500만원~5000만원 올랐다. 잠원동 한양아파트가 내년 2월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미리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가 있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4단지가 500만원가량 올랐다. 재건축 이주 준비 중인 개포주공2·3단지의 세입자 문의가 많았다. 도곡동 도곡렉슬, 래미안도곡카운티도 2500만원~5000만원 가량 올랐다. 겨울방학 이사를 앞두고 미리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다.
한편 마포(-0.11%) 전셋값은 금주 유일한 하락을 보였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입주물량으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세물건에 여유가 있다. 공덕동 래미안공덕4차, 대흥동 마포자이2차, 현석동 강변힐스테이트 등이 1000만원 가량 내렸다.
신도시는 평촌, 동탄, 광교, 일산 전셋값이 0.03% 상승했다. 전세수요량이 늘지는 않았지만 신규 출시되는 전세 매물량이 워낙 적다 보니 소폭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평촌신도시는 호계동 무궁화경남, 무궁화효성 전셋값이 500만원 가량 올랐다. 동탄신도시는 반송동 솔빛마을서해그랑블이 500만원 올랐고, 광교신도시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도 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부천(0.12%), 시흥(0.09%), 수원(0.06%), 안산(0.05%), 평택(0.05%), 용인(0.04%), 의왕(0.04%)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부천은 약대동 부천IPARK가 500만원~1,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해 전셋집이 대부분 소진됐지만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계속됐다. 시흥 역시 물건부족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정왕동 신호, 서해2차 등이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수원은 매탄동 매탄위브하늘채, 영통동 신나무실실명 등이 500만원~1000만원 가량 올랐다. 절대적인 전세수요량이 느는 것은 아니지만 신규 출시되는 전세 매물량이 워낙 적다 보니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활발했던 시장은 단기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거래는 다시 소강상태다”면서 “투자자들은 시장을 관망하고 있고 국내 주가 하락, 유럽경기 회복 둔화 등 국내외 상황이 주택구매자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당분간 수도권 매매시장은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