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후 북한 개발에 20년간 5000억달러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화로 따지면 549조75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해외 공적개발원조(ODA)나 정책금융기관 참여, 민간투자 유도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익일 열리는 통일 금융 컨퍼런스에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한 1인당 GDP 1251달러가 20년 후 1만달러까지 상향되기 위해서는 약 5000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철도(773억달러), 도로(374억달러), 전력(104억달러) 등 인프라 부분에 1400억달러가 소요되고 농림수산업(270억달러), 광업(20억달러), 전기·전자공업(20억달러) 등 산업부문 발전 도모에 350달러가 투입된다.
문제는 55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가 이다. 일단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필요 재원의 50~60%인 2500억달러~300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1990년 통일한 독일도 독일재건은행(KfW)이 8년간 개발재원의 56.8%를 공급했다.
또 국제연합(UN),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같은 국제 기구를 통해 156억달러를 확보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해외 ODA를 통해 14억 달러를 보충할 계획이다.
더불어 1072억달러~1865달러는 민간투자자금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정부는 통일 후 북한 GDP대비 외국인직접투자(FDI) 비율 목표를 베트남(4.6%)~불가리아(8.0%) 수준으로 설정했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1000억달러는 북한 자체 창출 재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통일이 되면 단기간 북한경제의 생산성 도약을 견인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수익성 확보가 기대되나 초기 현금흐름 확보가 어려운 인프라 투자시 민간 단독수행이 어려우므로 정책금융기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통일 후 안정적 경제통합을 위한 금융시스템 구축방안도 세웠다.
우선 초기에는 직접금융보다 간접금융 육성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업은행제도를 도입하고 정책금융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제2금융권은 은행시스템 안착 추이를 확인하면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신 위원장은 "통일이 되면 신뢰기반 구축 및 예금거래 활성화를 위해 예금보험제도·지급결제제도·금융감독제도를 시행하고 점진적으로 자본시장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